2024년 대권 재도전이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오는 14일(현지시간)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핵심 참모들은 이번 달 셋째 주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시기로 보고 있다고 CNN 등이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특히 소식통들은 오는 14일을 트럼프의 대선 재도전 선언일로 놓고 참모들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해 의회 권력을 탈환하는 '레드 웨이브'(붉은 물결) 효과를 '공화당의 최대 주주'임을 자처하는 트럼프가 최대한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다만 한 소식통은 아직 정해진 날짜는 없으며, 중간선거 결과와 출마 선언 장소 등을 고려해 14일보다 앞당길 수도, 미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 장소와 관련해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한 격전지 주(州)들 중에서 선택하라고 핵심 참모들의 권고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부 참모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근거지인 플로리다주에서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플로리다주는 현재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텃밭이어서 눈길을 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중간선거 이후와 추수감사절 연휴(11월 넷째 주) 사이를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시기로 주시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2024년 대선 출마를 거듭 시사해 왔고, 전날 아이오와주 집회에서는 자신의 출마와 관련해 "매우 매우 매우 아마도 그것을 다시 할 것"이라며 청중들에게 준비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출마 선언을 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리턴매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분출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현재 상원과 하원은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제동이 걸리며 일찌감치 레임덕에 빠질 공산이 크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분석하는 미 업체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미국의 대통령선거인단 수를 의미함)에 따르면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확률은 85%에 달한다.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 금지 판결에 대한 반발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정부의 잇단 입법 성과로 민주당 지지세가 상승했지만, 미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인플레이션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정부 심판론이 전면 부각된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연일 격전지를 돌며 표심에 호소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을 부각하며 중간선거를 '민주주의 대 반민주주의' 구도로 몰아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5일 중간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같은 날 유세를 벌이며 격돌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라델피아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한 표를 호소할 예정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츠버그에서 공화당 후보 지원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