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美 항공주…"여행 수요 안 꺾인다" [GO WEST]

입력 2022-11-04 19:14
수정 2022-11-04 19:14
# 떴다떴다 비행기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오늘 가져온 키워드는 '떴다떴다 비행기'입니다.

<기자>

네, 미국 뉴욕 증시의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인 기조를 보인 여파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어떤 투자 전략을 가져갈 지 고민하고 계신 분들 많겠죠.

월가 전문가의 시각은 어떤지 먼저 들어보시죠.

[리즈 밀러 / 서밋플레이스파이낸셜어드바이저 대표: 시장의 강점은 계속해서 순환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가치라고 부르겠지만 우리는 소비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방면에서 이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장은 매우 순환적이며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파월 의장의 발언에 타격을 입은 기술 부문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입니다.]

해석을 해보면 거시 경제 상황이 바뀌었다는 건데요.

이런 때에는 저물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주목 받았던 성장주 보다 가치주가 유리하죠.

가치주는 주식 시장이 금리 인상 등으로 불안정한 때나 경기 침체기에 가치 방어의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가치주 중에서도 월가에서 주목하는 섹터는 '떴다떴다 비행기' 항공주입니다.

<앵커>

미국 항공주의 주가 흐름이 괜찮은가 봅니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팬데믹은 끝났다'는 발언, 기억하실 겁니다.

이후 항공주가 날개를 달고 있는 모습인데요.

저점 수준에 있던 9월 30일 주가와 단순 비교하면 보잉은 현재 29.45% 올랐고.

유나이티드항공 25.88%, 아메리칸항공 14.03%, 델타항공 13.93% 각각 상승했습니다.

<앵커>

항공사들 주가가 왜 이렇게 오른 겁니까?

<기자>

유나이티드항공을 예로 들어볼까요.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10월에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죠.

여기에 더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보다 높은 1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거시 경제의 역풍을 완전히 상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유는 크게 3가지였습니다.

우선 항공 여행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단계로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

그리고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로 인해 여행 수요가 더 늘 것이라는 것,

끝으로 외부 여건으로 항공기 공급이 여전히 빠듯하다는 겁니다.

델타항공도 같은 기간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는데,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소비자들이 물건보다는 경험에 지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기업들도 출장을 재개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 항공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죠.

<앵커>

그러니까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하다는 거네요.

<기자>

사실 지금 상황에서 항공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고유가로 인한 항공 비용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크게는 이 부분입니다.

일단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도 미국의 여행 수요가 받쳐주고 있죠.

앞서 델타항공의 자신감, 월가에서도 인정하는 분위기인데요.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어베스트 역시 "사람들이 비싼 물건을 사는 대신 경험을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며

"여행객들이 늘면서 항공주가 자연스럽게 수혜를 받을 것이다"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현지시간 10월 2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여행사들이 판매한 항공권 가운데

출발일이 9월부터 11월 사이인 항공권 판매량이 9% 증가했다고 하고요.

대표적인 가족 여행지로 꼽히는 올랜도의 경우는 9월 호텔 수요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9월에 비해 14% 늘었습니다.

10월 호텔 예약 건수도 5% 뛰었고요.

<앵커>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수요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의 대형 카드 회사죠.

마스터카드나 비자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해외 카드 이용이 최근 크게 늘었는데요.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었습니다.

비자카드는 "해외 여행 수요 회복이 연중 계속됐다"고 밝혔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역시 "여행 수요는 연중 우리의 예상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달러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면서

통화 가치가 하락한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방문하는 미국인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앵커>

유가에 따른 항공 비용은 영향이 없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여행 수급이 개선되면서 가격 결정력이 높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운임료에 가격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유가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특히 프리미엄 항공편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델타항공은 팬데믹 이전 기준으로 전체 여객 매출액의 35%를 여기서 얻고 있거든요.

프리미엄 좌석은 단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출장이나 고소득층 수요가 높기 때문에

항공편 가격 인상에 수요가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주목하고 있습니까?

<기자>

항공이나 여행 수요가 고물가나 고유가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정도로 강력하게 반등하고 있죠.

최근 월가에서 기업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만큼,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목표가를 높여 잡는 곳에 주목하면 어떨까 싶은데요.

미국 투자은행인 코웬은 최근 델타항공에 대한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높여 잡았는데요.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 규제가 완화면서 비즈니스 및 국제 여행이 증가할 것이다"고 말하며,

"델타항공의 주가도 조만간 80% 이상 회복할 것이다"고 전망했습니다.

팁랭크스에서도 델타항공을 커버하는 10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전부 '매수' 의견을 제시했고 목표 주가를 높게는 74달러까지 보고 있었습니다.

특히 델타항공은 정제공장을 직접 소유하고 여기서 항공유를 상당 부분 자체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유류비 측면에서도 경쟁사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델타항공 이외에 월가에서 추천하는 또 다른 항공주도 있을까요?

<기자>

JP모간은 유나이티드항공의 목표가를 81달러로 제시했는데 지금보다 97%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보잉에 대해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는데요.

목표 주가를 242달러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보잉의 발목을 잡았던 방산 산업이 향후 개선될 것이다"고 전망했죠.

보잉은 도심항공교통, UAM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데,

오늘 데이비드 칼훈 CEO가 방한해 국내 기업들과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인데요.

보잉은 물론 우리 시장에서도 관련주들의 움직임 지켜보셔야 하겠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