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며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주 중에 유일하게 알파벳만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JP모간은 "지난주 메타, 아마존, 애플 등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는 폭락장에서 유일하게 알파벳만 순매수 규모가 늘어났다"면서 "최근 부진한 3분기 실적에도 알파벳에 베팅하는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펑 청(Peng Cheng) JP모간 수석 전략가는 지난주 빅테크 기업들의 '어닝쇼크' 여파로 기술주에 대한 대규모 매도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3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하며 부진한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난 것이다.
또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나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도 시장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당시 파월 의장은 "미국의 최종금리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해당 발언 이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 이상 폭락하며 1만 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JP모간은 3분기 실적 부진과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라는 겹악재를 맞으며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투매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JP모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술주는 메타 플랫폼스다.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메타를 던지며 지난주 대비 약 1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매도세가 발생했다. 또한 아마존은 약 1억 2,200만 달러, 애플은 약 1억 1,200만 달러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악의 빅테크 매도세에서도 살아남은 종목이 있었다. 최근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다.
JP모간은 "지난 일주일 동안 메타, 아마존, 애플 등에서 1억 달러가 넘는 매도세가 발생했을 때 알파벳에는 오히려 약 1억 3,700만 달러의 매수세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3분기 실적 부진에도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지난 일주일 동안 인기가 가장 많은 종목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알파벳은 지난 25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이 690억 900만 달러, EPS가 1.06달러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를 모두 하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알파벳이 운영하는 유튜브의 광고 수익이 실적 공개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돼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당시 알파벳은 실적 부진 여파로 26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9% 하락한 94.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지난주 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려까지 더해지며 현재는 실적 발표 이후 약 20% 급락한 상태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