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용 호조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의 10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국책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발표한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 및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내년에도 양호한 고용여건은 이어지겠으나, 인구구조 변화가 취업자 수 감소의 요인으로 전환되고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보다 크게 축소된 8만4천명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79만1천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이다.
KDI는 내년 취업자 수 급감의 배경으로 올해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고령화 등 인구 요인을 꼽았다.
올해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회복세 약화에도 고용이 이례적으로 호조를 보인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비대면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배달 관련 인력 수요와 IT 관련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고, 방역과 돌봄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KDI는 분석했다.
반면 숙박·도소매 등 코로나19 위기로 큰 충격이 가해진 대면 서비스업의 경우 여전히 고용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고용 여건의 취업자 증감 기여도는 올해 77만1천명에서 내년 10만2천명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내년엔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와 인구구성비 등 인구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추가적으로 취업자 수가 1만8천명 줄어들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인구수 변화 자체는 외국인 순유입으로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가 늘면서 취업자를 15만1천명 늘리는 효과를 내지만, 인구구성 변화는 고용률이 높은 핵심노동인구(30∼59세) 비중이 급락하면서 취업자를 16만9천명 감소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김 총괄은 "내년 고용 증가 폭이 큰 폭으로 축소되지만, 이것은 기저효과와 인구 요인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고용여건의 악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고용 여건 변화에 의한 취업자 증감을 주로 반영하는 고용률 변화의 기여도는 코로나19 위기 이전(2017∼2019년) 평균인 7만2천명을 소폭 상회하는 10만2천명으로 전망돼, 고용 여건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고용이 이례적으로 호조를 보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은 내년에 고용 회복세가 가속하지만, 제조업과 비대면 서비스업은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높은 고용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KDI는 핵심노동인구 비중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도 향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노동투입의 감소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동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총괄은 "여성, 젊은 고령층, 외국인 등 현재 충분히 활용되고 있지 않은 인력풀의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며 "일과 육아의 병행을 뒷받침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가운데, 젊은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독려하고 외국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공급의 양적인 개선과 함께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력양성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