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에 매수한 개인만 손실..."주주환원 보다 테마주 이용"

입력 2022-11-01 18:16
공구우먼, 1주당 5주 무상증자 발표...고점대비 -82%
"공시에 무상증자 목적 명시 필요"
지난 2020년 이래 신규 상장기업과 적자기업들이 주주환원을 명분으로 무상증자를 시행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무상증자를 시행한 기업의 주가는 공시 이후 연일 급등하며 주주환원의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주가가 급등하는 '무상증자 테마주 현상'만을 노리고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주배정수를 지나치게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공시 직후와 권리락일에 주가와 거래량이 대폭 증가했으나, 단기적인 현상에 그쳐 주주환원 효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1일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선임연구위원은 '무상증자 테마주 현상과 정보거래자 역할'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남 선임연구위원은 무상증자 공시에 대한 반응은 투자자 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는 무상증자 공시 직후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수하는 반면, 정보거래자인 기관투자자는 무상증자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특히 몇몇 기업에서는 기업의 내부자와 초기 투자자가 무상증자를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실제로 공구우먼의 경우 지난 6월 1주당 5주 배정의 무상증자를 발표하며 7거래일 내리 주가가 폭등했지만 곧바로 8거래일 내리 급락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바 있다.

1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5만4천 원까지 오른 뒤 다시 1만 원 대려오며 고점대비 82% 하락한 것이다.

이 밖에 지난 7월 모아데이타는 1주당 5주 배정의 무상증자를 공시한 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고점대비 51% 급락했고, 같은 기간 케이옥션 역시 1주당 2주 무상증자를 공시한 뒤 3차례의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고점대비 44% 급락했다.

남 선임연구위원은 의미가 변질된 무상증자에 대해 "일부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으로 무상증자를 포장해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이러한 남용을 막기 위해 무상증자 공시에 무상증자의 목적을 명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거래자의 역할이 확대된다면 기업의 내재가치와 상관 없이 주가 급등이 이어지는 테마주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며 "규제 수립 시 정보거래자의 역할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하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