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리 인상 시기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월가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세계 수석 시장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비치 등은 "우리의 예측이 옳다면 40년 만에 가장 동시적이고 공격적으로 진행 중인 세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내년 초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속도가 정점을 찍었고 이제부터의 추가 금리 인상은 규모가 작을 것이라는 신호들이 나오면서 위험 시장에 대한 중요한 지지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싸움에서 진전을 보고 있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어조 변화, 영국 재정 문제 관련 금융시장의 긴장 완화, 예상보다 낮은 캐나다·호주의 금리 인상 폭 등을 판단 근거로 꼽았다.
그러면서 11월 이후 연준이 12월 0.5%포인트에 이어 내년 상반기 한 차례만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실시할 것으로 봤다.
JP모건 측은 다만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속도를 늦춘다고 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의 싸움 강도를 낮추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러한 시나리오를 위해서는 소비자물가 압력이 계속 내려갈 필요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러한 가운데 연준은 다음 달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금리 상단을 4.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서비스가 집계하는 0.75%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은 89.2%로 0.5%포인트 인상 확률(10.8%)을 크게 앞선 상태다.
콜라노비치는 최근까지 월가의 대표적인 증시 강세론자였지만, 이달 초 들어 신중론을 펼치며 JP모건 모델 포트폴리오의 위험자산 비중을 줄인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대표적인 증시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미국 증시 수석 전략가 마이클 윌슨도 이날 보고서에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 국채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높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등 경기후퇴 관련 지표들을 보면 연준이 일찌감치 정책 방향 전환에 나설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반면 UBS 글로벌 자산운용 전략가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너무 높은 만큼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 작다고 관측했다.
이들은 "공식 수치상으로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때까지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더라도 통화정책은 상당 기간 긴축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