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숙소라더니 '뒷광고'…'부킹닷컴·아고다' 과태료 500만원

입력 2022-11-01 13:56
수정 2022-11-01 14:16
글로벌 숙박 예약 플랫폼(OTA)인 부킹닷컴과 아고다가 '뒷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부킹닷컴과 아고다는 광고 수수료의 대가로 플랫폼에서 광고 구매업체의 순위를 상승시키거나 상단에 노출하고 추천 아이콘이나 문구를 붙여줬지만 이 같은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부킹홀딩스 계열사들인 부킹닷컴BV와 아고다컴퍼니가 2015년부터 올해까지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전자상거래법 위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태료 500만원(각 250만원)을 부과한다고 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부킹닷컴은 '저희가 추천하는 숙소’ 목록에서 광고를 구매한 업체의 검색순위를 올려줬다. 알고리즘 일부 요소의 점수를 올려 순위를 올려준 것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선 ‘엄지척 아이콘’ 등을 붙여주면서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았고 웹사이트에선 아이콘에 커서를 눌러야만 일정한 설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추천 숙소 프로그램에 등록된 숙소입니다. 훌륭한 서비스와 뛰어난 가격 대비 가치로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참고: 해당 숙소는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부킹닷컴 측에 추가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습니다.'는 식이다.

아고다 역시 숙소 검색 결과 기본화면인 '추천 상품' 목록의 상단에 광고업체를 배치하거나 검색순위를 올려주고 '현재 인기 있는 숙소' 등의 문구·아이콘을 붙여줬다.

그리고는 '제휴 캠페인', '아고다 추천 숙소 - 아고다와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신뢰할 수 있고 검증된 숙소입니다', '고객님과 유사한 검색을 하는 여행객의 조회 수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숙소입니다' 등과 같이 광고라는 사실과 다른 설명을 표시했다.



공정위는 "부킹닷컴과 아고다는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를 은폐하는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며 "광고 수수료의 대가로 검색 노출도를 높이고 특정 아이콘과 문구 등을 부착해줬음에도 이에 대해 정확히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광고업체가 다른 업체보다 소비자에게 선호되거나 시설·서비스 등 측면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소비자가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부킹닷컴과 아고다가 법 위반 사항을 자진 시정한 점을 고려해 과태료를 전자상거래법상 상한(500만원)의 절반으로 감경했다. 현재 부킹닷컴의 엄지척 아이콘 옆에 '광고' 문구가 있고 마우스 커서를 대면 '이 숙소는 당사 플랫폼에서의 노출도 상승을 위해 추가 수수료를 납부했습니다'라는 설명이 뜬다.

공정위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온라인 숙박예약시 자신이 원하는 조건과 가격 등을 기준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와 더불어 온라인 숙박 예약 거래 분야에서 기만적 소비자 유인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점검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