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31일 코로나19 유행세의 반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내년 봄 실내마스크 해제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완전히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지 않는 한'이라는 전제로 코로나19 7차 유행 이후에는 마스크 의무를 전면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 특별대응단 정례 브리핑에서 "완전히 새로운 변이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 봄에 실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생각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7차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BQ.1, BQ.1.1 변이도 결국에는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5의 일종이라면서 현재 도입됐거나 도입 예정인 개량백신, 팍스로비드 등 치료제가 어느 정도 효력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7차 유행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날까지 1주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3만5천116명으로 이미 3만명대로 올라섰고, 지난 22일 196명으로 떨어졌던 위중증 환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288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아직 7차 유행 또는 겨울 재유행의 초입 단계 진입 여부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그 증가세가 계속 올라가면 7차 유행이라고 단정할 수 있지만, 지금은 증가세가 점진적으로 올라갈지, 빨리 올라갈지, 이 상태에서 어느 정도 머물다가 정체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3월 오미크론 대유행(5차 유행)으로 형성된 면역력이 11월이면 다 떨어질 것이라면서 "11월에 시작해서 계속 올라가든, 조금 멈칫하다가 중순이나 12월 초에 올라가든 증가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수가 갑작스럽게 올라가지 않고, 정점 규모도 너무 크지 않게 '속도와 폭'을 조정할 수 있도록 "고위험자는 동절기 백신은 꼭 맞고, 전국 의료기관은 치료제 처방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5주간 코로나19 중증화율이 0.12%에서 0.19%로, 치명률은 0.06%에서 0.09%로 증가했다면서 "방역당국은 긴장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 그는 진단을 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 영향, 고령층 등 고위험군 확진 비율 증가, 백신접종률 저하, BQ.1, XBB 등 신종 변이 등장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정 위원장은 "아직 국내 확진자 중 BQ.1, BQ.1.1 등 검출률은 1% 미만이지만, 이들 변이는 면역회피능력이 있고 전파력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철저히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겨울에 예상되는 7차 유행에서 BA.5가 지금 그대로 우세화하든, BQ.1, XBB, BQ.1.1이 우세종이 되든 우리가 현재 가진 백신과 치료제라는 기존 방패와 창은 여전히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동절기 예방접종률이 매우 낮아서 우려가 크다"며 "이 면역력이 높지 않으면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더 높아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 결과, 10월 2주까지 14만5천645명으로 예측됐던 기대사망자보다 12만 명 적은 2만5천463명의 실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질병관리청의 자료를 제시하면서 추가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먹는치료제의 효과를 입증하는 홍콩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를 복용한 결과 중환자실 입원·사망 등 위험 감소율이 각각 43%, 40%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