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생산과 설비투자, 소매판매가 모두 줄어드는 이른바 '트리플 감소' 현상이 두 달 만에 재연됐습니다.
특히 1년 전보다 반도체 재고가 50%나 늘면서 기업이익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일제히 꺾인 산업 지표에 경기둔화 신호가 짙어지는 가운데, 자금 불안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도 더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흐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고물가와 수출 부진 속에 산업의 세 축인 생산, 소비, 투자 지표 마저 모두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경제의 효자인 반도체는 중국의 봉쇄 조치와 IT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생산이 4.5%나 줄었는데, 그 여파로 전체 산업 생산은 석달째 내리막입니다.
생산이 위축되며 공장에 재고도 쌓여가고 있는 모습. 특히 반도체 재고는 1년 전보다 50% 이상 급증했습니다.
지난달 설비투자도 2.4%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역시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그나마 믿었던 소비마저도 한달 만에 다시 줄었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본격화된 데 따른 결과입니다.
지난 3분기엔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1.9% 증가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 성장을 이어갔지만, 소비가 꺾이며 4분기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앞으로 경기전망은 더욱 암담합니다.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석달째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생산, 소비, 투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두달만에 재연되면서 경기 둔화 신호도 더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어운선 /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내수도 조정을 받으면서 생산과 지출이 모두 감소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회복 내지 개선흐름이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산업활동 지표가 꺾이면 기업의 이익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
전경련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보다 기업 대출은 3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지만, 빚 갚을 능력은 더 취약해져 기업대출에도 '부실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추광호 /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 경기침체나 기업 대출자금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을 감안하게 되면 금리인상에 있어서 속도조절이 필요하지 않나…. 취약한 기업들 같은 경우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 컨틴전시 플랜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은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야 합니다.]
레고랜드발 채권 시장 경색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쳐 기업들의 자금 불안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