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이자 내느니 월세"…서울 월세거래 역대 최다

입력 2022-10-30 08:54


금리 인상 기조에 서울 주택시장에서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부동산R114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에서 월세를 낀 주택 임대차 거래량은 19만3천266건(계약일 기준)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48.9%를 차지했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1~9월 기준으로 월세 비율로는 최고치다.

아파트를 비롯해 모든 주택 유형에서 월세 거래 건수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 기간 월세를 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는 7만3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6천733건)과 비교해 24% 이상 늘었다. 서울 단독·다가구에서 월세를 낀 거래는 8만7천244건으로 전세(4만1천709건)의 2배를 뛰어넘었고, 다세대·연립 월세 거래도 3만5천687건으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3만건을 넘어섰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전셋값과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깡통전세 우려가 맞물리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대세가 되는 추세"라며 "전세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지급하는 준전세식의 전환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수요 증가에 따른 월세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1∼9월 아파트 매매는 9천831건으로 전년 동기(3만7천268건) 대비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2015년(9만7천505건)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저금리 시기에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를 요구했다면 금리 인상기인 현재는 세입자가 월세가 유리하다고 판단해 자발적으로 선택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전세대출 금리가 계속 올라가는 추세라면 전세의 월세화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