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서 아내·두아들 살해한 40대 체포…"범행 자백"

입력 2022-10-26 17:27


경기 광명에서 세 모자가 피살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 사건의 유력 용의자는 숨진 여성의 남편이자 두 아들의 친부인 4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26일 살인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를 전후해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에서 40대 아내 B씨와 10대 아들인 중학생 C군 및 초등학생 D군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전 B씨와 부부싸움을 벌인 뒤 화를 참지 못해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다툼 후 B씨가 잠시 외출하자 두 자녀를 먼저 살해하고, 5분여 뒤 집에 돌아온 B씨 또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범행 후 집을 나갔으며,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둔기는 물론 당시 입었던 남방·청바지 등을 아파트 외부 수풀에 버렸다.

이어 인근의 PC방으로 가 2시간가량 있다가 오후 11시 30분께 귀가해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죽어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현장 감식을 하고, 주변 수색 및 CCTV 분석에 들어간 경찰은 이튿날인 이날 오전 11시께 아파트 주변을 살펴보던 중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버려진 옷가지 등을 발견했다.

CCTV를 분석한 경찰은 이 옷들이 A씨가 외출할 때 입었던 남방·청바지와 동일하고, A씨가 귀가할 때는 다른 옷을 입고 있는 점을 수상히 여겨 이를 토대로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A씨는 사건 당시 음주나 약물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

오히려 A씨는 범행 후 CCTV 사각지대로 오가고 PC방에 가서 오랜 시간 머무르며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하는 등 계획범죄 정황이 있어 경찰이 이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

1년여 전 회사를 그만둔 뒤 별다른 직업 없어 지내던 A씨는 최근 들어 B씨와 자주 다퉜고, 이혼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어젯밤 10시께 갑자기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리는 것 같은 '쿵' 소리가 여러 번 났다"며 "너무 시끄러워서 관리사무소에 알려야 할지 고민하다가 잠들었는데 오늘 아침 사건이 난 걸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에서 "가정불화로 인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모두 확보해 곧 포렌식을 할 예정"이라며 "범행 동기에 관해서는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숨진 세 모자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