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1년 8개월 만의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실적)는 76으로, 9월(78)보다 2포인트(p) 내렸다.
지난 2021년 2월(76)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산업 BSI는 지난 7월 80에서 8월 81로 올랐지만, 9월(78)과 10월(76)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 영향으로 BSI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조사는 지난 11∼18일 3천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2천786개 기업(제조업 1천657개·비제조업 1천129개)이 설문에 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업황 BSI는 72로, 전월(74)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20년 9월(68)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세부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업이 5포인트 내린 74를 기록해 지난 2020년 6월(69)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내렸다. 반도체 소비 감소로 재고가 늘고 매출이 줄어든 탓이다.
기타 제조업은 내수 부진에 따라 비필수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14포인트 내렸다.
화학물질·제품은 화학제품 스프레드 축소·글로벌 수요 감소로 인해, 고무·플라스틱은 건설 등 전방 산업 업황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각각 9포인트씩 하락했다.
제조업 규모와 형태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3포인트, 1포인트 내렸다. 수출기업은 6포인트 내렸으며 내수기업은 전월과 같았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의 경우 2포인트 떨어진 79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9월(79)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다.
세부 업종별로 부동산업이 10포인트 내린 67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6월(66)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