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가의 주요 금융기업들은 최근 산유국 협의체의 감산 결정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껄끄러운 관계에도 '오일 머니'를 좇아 나서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오는 25∼27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와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 삭스 CEO 등 참석할 전망이다. 아울러 핌코, 뉴욕멜론은행(BNY 멜론), 블랙스톤, 보잉, 프랭클린 템플턴,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등 경영진도 참석 대상자로 이름을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처드 아티아스 FII CEO는 "금주 400명 이상의 미국 대표단이 참석할 것"이라며 "참가 국가 중 최대 규모"라고 로이터 인터뷰에서 밝혔다.
여기에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도 자리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막의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리는 FII는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부터 개최해온 행사로, 사우디 정부의 투자를 유치할 기회라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하루 1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것을 이유로 FII 포럼 참석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제위기 속 고유가로 재미를 보며 나홀로 고공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사우디를 금융계가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빈 살만 왕세자가 권력을 쥔 후 처음으로 사우디 예산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그가 전 세계 주식·자산시장에서 수십억 달러를 주무르고 야심 찬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