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구직자 10명 중 6명 이상은 경력직 채용 선호 현상의 확산, 현실과 희망사항의 괴리 등으로 취업에 대한 기대를 사실상 접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예정)자 2천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응답자 65.8%는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구직단념 비중은 구직활동 실태를 묻는 말에 '의례적으로 하고 있음'(31.8%), '거의 안 함'(26.7%), '쉬고 있음'(7.3%)이라고 답한 비율을 합쳐 집계된다. 구직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뜻이다.
반면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 비중은 16.0%에 불과했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49.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직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14.5%), '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4.5%), '적합한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답도 뒤를 이었다.
구직자들은 최근 취업 환경에 대해서도 상당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29.6%는 올해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봤다. 이는 작년보다 좋다는 답(5.6%)의 5.3배에 이른다.
취업 준비기간을 묻는 말에는 가장 많은 66.3%가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다. 1년 이상으로 내다본다는 응답 비중도 36.4%에 달했다.
취업준비 과정 어려움과 관련해서는 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신입채용 기회 감소(28.2%),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6.0%),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19.9%)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또 응답자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은 대기업(20.4%), 중견기업(19.0%), 공기업(17.8%), 정부(16.2%), 중소기업(11.9%), 벤처·스타트업(7.0%) 순으로 조사됐다. 작년 취업 희망 1위 기업인 공기업은 올해 세 번째로 밀려났다.
하지만 실제로 취업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중소기업(28.3%), 중견기업(21.9%), 정부(14.7%), 공기업(11.1%), 벤처·스타트업(9.0%), 대기업(7.9%) 순으로 나타나 선호도와 괴리가 있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청년 비중이 65.8%에 달하는 등 취업시장엔 벌써 겨울이 다가온 상황"이라며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