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본시장에서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고민해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 강조한 발언입니다.
외부에서 그룹을 바라보는 지표로 주가를 꼽고, CEO들에게 주가 관리를 주문한거죠.
이후 주식시장에서 롯데그룹주에 대한 평가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신선미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롯데그룹의 상장계열사는 총 10개입니다. 이 가운데 롯데리츠를 제외한 9곳의 주가를 비교해봤습니다.
지난 7월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이 주가관리를 강조한 이후,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황영근 대표가 있는 롯데하이마트입니다.
석달새 24%나 빠졌고, 올해 초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습니다.(-50%)
그 다음으로 부진한 곳은 김현수 대표가 이끄는 롯데렌탈로, 작년에 IPO한 새내기주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와 코로나 여파 등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업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지만, 코스피 하락률과 비교해봐도, 경쟁사들과 비교해봐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집니다.
그렇다면 주가가 좋은 곳은 어디일까?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쇼핑의 주가 상승률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사장단 회의 이후 코스피가 4.42% 빠지는 가운데서도 롯데지주(18.36%)와 롯데제과(3.90%)는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롯데쇼핑(-1.55%)도 코스피 대비 선방했습니다.
주가만으로 CEO의 경영능력을 따질 수는 없습니다. 주가가 부진해도 실적은 괜찮은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롯데렌탈의 경우 상장 후에도 줄곧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왔고, 3분기에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그룹 총수가 주가를 강조한 상황에서도 주가 부양을 위한 노력이 다소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이마트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가 부양책이 없는데다, 순손실(2분기 -28억)까지 나고 있어 배당마저 중단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관심은 주가 성적표가 실제 연말 CEO인사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줄지 여부입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주가가 사장단 인사 평가 항목은 맞다"면서도 "평가비중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주가 성적이 부진한 계열사 대표들을 중심으로 인사 칼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흉흉한 관측도 나옵니다.
주가 꼴찌 그룹인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와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도 앞두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올해 사장단 인사를 예년보다 앞당길 걸로 알려졌습니다.
재작년에는 임원 100여명을 줄이며 매서운 인사 칼바람이 불었고, 지난해에는 순혈주의를 깨고 처음으로 비(非) 롯데맨을 대거 영입하는 등 파격인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