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골절된 생후 1개월 딸…'살인미수' 아빠 징역 17년

입력 2022-10-20 15:10


생후 1개월 된 딸을 때려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힌 40대 아버지가 살인미수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임은하 부장판사)는 20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미수와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출소 후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로서 어린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생계 곤란과 피해 아동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무자비한 폭력을 사용했다"며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한 생후 1개월인 피해 아동이 받은 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전문가들은 피해 아동이 그 고통을 평생 짊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피고인이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를 온전히 돌아보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상습아동학대와 살인미수 범행의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다"며 "피고인도 불우하고 폭력적인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한 채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5일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3월 5일 오후 4시께 인천시 연수구 자택에서 생후 1개월 된 딸 B양을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B양이 울자 코에 분유를 들이붓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딸의 입에 가재 수건을 집어넣으면서 욕설을 하거나 손으로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B양은 두개골 골절과 함께 뇌출혈 증상을 보였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A씨가 딸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범행한 것으로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A씨를 말리지 않고 학대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유기·방임)로 기소된 그의 30대 아내도 지난달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