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미 증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장 마감 후 넷플릭스의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점인데요. 두 자릿수 대 주가 상승은 실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는 뜻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넷플릭스는 3분기 매출 79억 3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3.1달러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 숫자들만 놓고 봐도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는데, 2분기 연속 하락세였던 유료 구독자 숫자가 3분기에 241만 명 늘어난 것이 우선 눈에 띕니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지난 1분기 2십만 명, 2분기에는 97만 명 정도 줄어왔는데 이 추세가 3분기에 바뀐 겁니다. 이같은 가입자 증가는 넷플릭스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입니다. 자체 예상치는 3분기 100만 명 정도 증가였거든요. 회사는 4분기에는 유료 가입자 수가 450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사실 넷플릭스는 3분기에 강달러 역풍을 좀 맞은 기업입니다. 국가별로 책정한 월 구독료를 달러가 오른다고 같이 올릴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환율 효과를 제외했을 때 3분기 매출 성장은 13%였지만 실제 환차손으로 인해 3분기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6%로 조정됐다는 점 역시 살펴볼 부분입니다.
뒤집어 보면 환율 손해를 감안하더라도 시장이 놀랄 만한 실적을 넷플릭스가 거뒀다는 뜻이 되겠죠. 그리고 그런 호실적을 잘 뜯어보면 여러 측면에서 한국이 기여를 했다는 점도 국내 투자자들로서는 흥미로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넷플릭스의 호실적을 여러 측면에서 한국이 도왔다, 이 내용도 우선 궁금하고요. 그리고 말씀대로라면 한국 상황만 잘 살펴봐도 넷플릭스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기자>
우선 넷플릭스의 호실적과 주가 급등을 이끈 가입자 측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을 4개 권역으로 나눕니다. 북미와 캐나다를 하나로 묶은 UCAN, 아시아 지역을 일컫는 APAC, 남미 지역을 통틀어서 LATAM, 그리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묶어서 EMEA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APAC 지역에서만 가입자가 160만명 순증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3분기 회사 자체 가입자 수 전망이 100만명 증가였는데 아시아 한 곳에서민 회사 전체의 기존 전망을 뛰어넘는 숫자가 나온 거죠. APAC 지역은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매출이 1년 전보다 19% 늘었는데 이건 한국과 호주 지역에서 가입자당 평균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들보다 아시아에서 가입자와 매출이 늘어난 요인을 살펴봐야겠죠. 넷플릭스는 이번에 실적을 설명하면서 비영어권 프로그램의 성공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3분기에 기묘한 이야기와 같은 기존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인기에 더해, 28개국에서 비영어권 TV쇼 부문 시청 1위에 오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이 호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는 겁니다. 영어권 콘텐츠와 함께 경쟁했을 때에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가 실적 발표 때 공개한 TV쇼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한 히트작이었습니다. 저도 미국 현지에서 넷플릭스를 봤을 때 '우영우'가 많이 본 시리즈 3위까지 올랐던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요. 통계를 살펴보니 실적 집계 기준일까지 이 한국 드라마가 기록한 누적 시청 시간은 4억 2백만 시간에 육박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수리남(현지명 Narco-saints)', '카터' 등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 콘텐츠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넷플릭스는 "당사의 목표는 가입자들이 빠져들 수 있는 진정한 '로컬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적어도 잘 만든 한국 콘텐츠의 성공은 넷플릭스의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인 APAC 지역의 실적을 크게 움직일 수 있고, 이것이 넷플릭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큰 요인이라는 점이 오징어 게임의 성공에 이어 또다시 증명된 셈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