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공매도 코로나 이후 최대…일평균 5700억원"

입력 2022-10-18 11:26


지난주 코스피200 기업들에 대한 공매도 비율(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 공매도 비율은 지난 13일 11.0%로 집계됐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시기인 2019년 8월 23일(12.53%), 같은 해 5월 16일(12.17%), 공매도 전면 금지 전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월 5일(11.6%) 이후 가장 높다.

공매도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전면 금지됐다가 이후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 해 허용되고 있다.

실제 공매도 거래대금은 7∼8월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가 끝나고 급증하는 추세다.

거래소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지난 16일까지 5천700억원 수준으로, 전달 동기(9월 1∼16일)보다 15.5%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역시 4천906억원으로 지난 8월(3천494억원)보다 40% 증가했다.

대차잔고(주식을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물량) 주식 수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대차잔고 주식은 지난달 26일 20억주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 14일 20억9천20만주로 최근 6개월 중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 증시에선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있기 때문에 대차잔고 주식 수가 많다는 것은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증시 참여자들 사이에선 공매도가 늘어나면 그만큼 주가 하방 압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스피는 2019년 미중 무역분쟁 당시 2,300대에서 2,000대로 하락했으며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2020년 3월 19일 장중에는 1,439까지 급락했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등으로 증시 약세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오태동 NH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증시 조정이 끝나려면 미국의 긴축 사이클이 언제 끝날지, 최종 금리가 어느 선에서 형성될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가 형성돼야 한다"며 "시장에 대한 바닥론과 본격 상승 시점을 논할 수 있을 때까지, 앞으로 6개월 정도 가격 조정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매도로 증시 추가 하락이 가속하면 공매도 전면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금 상황에서 '공매도를 어떻게 하겠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불안이 극대화돼 있는 상태에서 금융당국 입장에서 어떠한 시장안정 조치도 취할 수 있다"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