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화재로 재난 대응 부실 논란이 불거진 카카오[035720]와 계열사들 주가가 17일 일제히 급락하며 이날 하루 동안 시가총액이 2조원 넘게 증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5.93% 하락한 4만8천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가 전 거래일보다 6.61% 하락한 4만8천원에 형성돼 장 중 한때 4만6천500원(-9.53%)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코스닥 종목인 카카오게임즈[293490](-2.22%),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323410](-5.14%), 카카오페이[377300](-4.16%)도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들 관계사 주가는 장중 한때 8∼10%대까지 급락했으나 오후 들어 반등해 낙폭이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은 이날 모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이달 14일 총 39조1천660억원이었던 카카오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이날 개장 직후 각 회사의 주가가 최저점을 찍으면서 시총 약 3조6천930억원이 증발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가 소폭 반등해 종가 기준 시가총액 감소액은 2조561억원에 그쳤다.
불이 난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 책임이 있는 SK 주식회사 C&C의 지주사인 SK 주가도 장 초반 6.55% 급락했으나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3.64% 하락한 19만8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15일 오후 3시 30분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과 포털 '다음'을 비롯한 다수 카카오 서비스와 네이버의 일부 서비스, SK 관계사의 홈페이지 등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전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은 16일 오후 5시께 정상화됐다.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로 카카오에 대해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손실액은 150억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으나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며 "4분기 매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의 전체 일매출인 약 150억원 이상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카카오톡 유저 이탈, 택시·대리운전·선물하기 등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카카오 목표주가를 10만6천원에서 6만5천원으로 내렸고,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했다.
한편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사태로 인한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의 매출 등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날 개장 전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