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도체 한파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기업 실적 뿐만 아니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을 강타하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도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반도체 쇼크'로 수출, 생산에 이어 그나마 호조세를 보이던 고용까지 흔들릴 수 있어 경기도 빠르게 하강 국면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10여년간 한국의 주력업종이 바뀌지 않아 반도체는 오랫동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반도체가 흔들리면서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부터 곧바로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부터 넉 달째 한 자릿수를 기록 중입니다.
10월엔 상황이 더 악화된 모습입니다. 반도체 수출이 20.6% 줄면서 이달 들어 10일까지 전체 수출도 20.2%나 급감했습니다.
반도체 한파는 생산에도 악영향을 줬습니다.
8월 전체 산업 생산은 전달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는데, 반도체 생산이 14%나 줄고 재고가 4% 늘면서 광공업과 제조업 생산이 쪼그라든 영향이 컸습니다.
반도체 생산 부진 여파는 그나마 선방하던 고용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고용은 산업 경기에 후행하는 만큼, 앞으로도 호조세를 이어갈 지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공미숙 /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 9월 고용동향은 취업자 증가는 유지됐으나 증가폭이 둔화됐습니다. 향후 고용은 금리나 물가 등 지금 불확실성 요인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듯 '반도체 쇼크'가 한국 경제를 강타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짙어지는 모습입니다. 정부는 넉달째 "경기둔화가 우려된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이승한 /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 지금 계속 달이 갈수록 수출 둔화가 점점 더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일단 경기둔화에 대해서 좋아지는 부분은 지금 없는 부분이고요.]
반도체발 경제위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법인세 인하안·반도체특별법의 국회 통과와 각종 인허가 규제 완화 등 휘청이는 주력 산업들을 지킬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