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응급실 진료에 앞서 받도록 했던 코로나19 검사를 진료 후에 의료진 판단에 따라 받도록 지침을 개정한다.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원활한 응급 진료를 위해 선별 검사 및 격리 관련 내용을 정비한다"며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할 시 원칙적으로 우선 진료하고, 의료진 판단하에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같은 응급실 감염병 대응지침 개정안을 오는 17일 배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진료 전에 정규 PCR이나 신속 PCR,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했다.
응급실 내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시급한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위해 대기하는 등의 불편이 제기돼왔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대응의 일반 의료체계 전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응급실 병상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격리병상 규정도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 확진자뿐 아니라 의심환자도 1인 또는 다인 격리병상에서 진료했지만, 앞으로는 1인 격리병상에선 확진자만 진료하도록 지침이 바뀐다.
의심환자는 응급실 일반병상에서 진료를 받게 되며, 1인 격리병상이 차면 확진자 중 마스크 착용이 가능한 환자는 일반병상이나 다인격리병상으로 이동하게 된다.
정부는 또 노숙인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노숙인 이용시설 내에 격리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설 개·보수, 보강을 지원하기로 했다.
노숙인 시설 종사자가 확진되는 경우에는 대체인력을 신속하게 투입하도록 하는 조치도 시행될 예정이다.
조 1차장은 "오늘 코로나 확진자는 3만500명대로, 오늘 자로 누적 확진자는 전체인구의 48.5%에 해당하는 2천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2년 8개월여만으로, 지난 8월 3일 2천만 명을 돌파한 이후 500만 명이 느는 데는 7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9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40주차(9월25일~10월1일) 독감 의사환자(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천분율, 즉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ILI)은 7.1명을 기록했다. 이는 39주차(9월18~24일)의 4.9명에 비해 44.9% 증가한 수치다.
한편 조 1차장은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를 재차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독감 감염이 의심되는 의사환자는 1천 명당 7.1명으로, 직전주 대비 44.9% 늘었다.
특히 1∼6세의 영유아 의사환자는 1천 명당 12.1명으로, 1주일 전보다 53.1% 늘어 증가폭이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