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LG이노텍이 가상현실 기기에 쓰이는 '3D 센싱' 모듈 생산을 늘리기 위해 파주 공장 증설에 나선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애플과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미래 산업으로 점찍은 증강·가상현실 시대가 본격화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내용을 단독 취재한 양현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LG이노텍은 얼마 전 구미공장에 1조 원가량의 투자를 진행했는데, 파주 공장도 증설을 한다고요?
<기자> 한국경제TV 취재결과, LG이노텍은 현재 경기도 파주에 신규 카메라모듈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완공 시기는 내후년, 그러니까 2024년 3월~4월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이 파주 신규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3D센싱' 모듈 생산 확대가 주목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3D센싱모듈이라면 카메라 종류 중 하나인 것 같은데, 특징이 있을까요? 왜 해당 모델 생산을 늘리려고 하는 걸까요?
<기자> 3D센싱 모듈은 피사체를 향해 발사한 빛이 튕겨져 돌아오는 시간을 거리로 측정해 사물의 입체감과 공간정보, 움직임 등을 인식합니다. 일반적인 카메라와 달리 피사체의 사이즈와 부피 등 정확한 입체감을 구현할 수 있는 거죠.
주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기에 필수적인 부품입니다. 지금까지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LG이노텍이 3D센싱 카메라 모듈 생산을 크게 늘리지 않았습니다.
매출도 전체 광학솔루션 매출 중 24% 수준에 불과하죠. 아직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구제품에 들어가는 3D센싱모듈은 구미공장에서, 신제품에 들어가는 모듈은 파주공장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신규 공장이 완공되는 2024년을 기점으로 '3D센싱 카메라모듈' 생산 전초기지를 파주로 삼고,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생산량을 늘린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늘어난다는 의미일까요?
<기자> 보통 증설할 때는 고객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수요를 예상하고 증설에 돌입합니다. LG이노텍이 파주공장 증설을 선택한 것도 새로운 수요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시대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겁니다.
'메타버스' 키워드가 급부상하면서 VR·AR 관련 기술과 콘텐츠가 발전했고, 구글·애플·메타 등 글로벌 IT 공룡들도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관련 시장을 더 확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미래산업인 메타버스를 선점하기 위해서죠.
가상현실 기기에 3D센싱모듈은 필수부품입니다. 가상스크린에서 사람의 시선이 흔들림 없이 이어지게 하고, 사물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선 반드시 ToF 3D모듈이 탑재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전 세계 3D센싱 시장 규모는 2020년 29억 달러에서 2025년 100억 달러로 연평균 27.9%의 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 3D센싱모듈에 있어 LG이노텍은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데요. 아이폰 시리즈 후면 카메라에 탑재되는 ToF 3D 모듈을 주도적으로 공급하며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이에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3D센싱 카메라모듈 공급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내년 출시되는 구글AR 글라스에도 공급을 준비 중입니다.
<앵커> 애플 역시 내년 처음으로 가상현실 웨어러블 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애플과 LG이노텍의 관계가 긴밀한 만큼 기대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자> 애플은 내년 1세대 X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인데요. 일단 내년은 메타버스 헤드셋 테스트에 의미를 두고 있어 물량이 크지 않습니다.
다만, 2024년 말쯤 출시되는 2세대 XR 기기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입니다. LG이노텍 평택 신규공장 완공 시점과 딱 맞아떨어지죠.
시장에서도 LG이노텍이 아이폰에 이어 2세대 애플향 웨어러블 기기 상당 부분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이 휴대성을 대폭 늘린 AR글래스를 내놓는 시점인 2025년부터 시장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AR, VR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6조 원가량에서 2024년 약 354조 원으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