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속어 논란' 소환까지…고성·호통 오간 감사원 국감

입력 2022-10-11 18:52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1일 감사원 국정 감사에서 여야는 팽팽한 대치 전선을 형성했다.

유병호 사무총장의 문자 메시지 논란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 조사 시도로 국감 '2라운드'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만큼 여야는 치열한 공방전 속에 때로 고성과 호통을 주고받았다.

감사원 국감은 예정 개의 시각인 오전 10시보다 11분 늦게 시작한 뒤부터 파행으로 치달았다.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의 의사 진행 발언 신청을 국민의힘 측이 반대하고 김도읍 위원장이 간사 간 협의를 주문하면서 개의 9분 만에 중지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그럴 줄 알았다. 어떻게 한 치의 오차도 안 벗어나느냐"라며 소리를 지르자 김 위원장이 "체면 좀 차리세요, 체면 좀"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약 23분 후 감사가 재개됐지만, 정작 피감기관장인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에 대한 질문은 한 차례도 없었다. 대신 여야 의원 16명이 의사진행발언만 이어갔다.

이후 감사원이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에 착수했다는 보도에 대한 두 사람의 해명을 들은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의 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를 해명 하려 하는 유 사무총장을 노려보며 "가만히 계세요"라며 책상을 내려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과정에서 빚어진 '비속어 논란'도 감사원 국감장에 소환됐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오후 감사에서 'x팔려서 어떡하나' 발언을 누가 한 말이냐"고 묻자 최 원장이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답해 장내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재차 질의가 이어지자 최 원장이 "언론에 난 그분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되묻자 박 의원은 "대통령을 대통령이라고 말 못 하는 건가.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같은 당 김의겸 의원은 유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는 문구에서 '또'가 언론 오보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한 유 사무총장과 입씨름을 벌였다.

김 의원은 "배우신 분이 저 문장에서 '또'의 주어가 어디에 걸릴지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제2의 날리면', '제2의 바이든'"이라고 꼬집었다.

야당 측의 질의 공세가 이어지자 김 위원장이 나서서 "제발 질의를 하셨으면 답변할 기회를 좀 주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질의 없이 문재인 정부 시절 감사원 감사 지시와 '법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발언 등을 묶어놓은 영상을 국감장에 틀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논란을 거론하며 "착하게 사는 길의 시작은 거짓말 안 하는 것"이라고 말해 김 위원장의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