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인덱스 > 달러화가 잠시 걸어가는 듯 하더니, 다시 달립니다. '매파 연준'이 의지를 꺾을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금리 인상에 대한 확고함이 가시적으로도 보이는데요, 지난 주에 발표됐던 고용지표는 달리는 연준에 심지어 날개를 달아 준 셈이 됐고요, 이번 주에 나오는 물가 지표도 달리는 연준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연준은 11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데요, 만약 그렇게 한다면 네 차례 연속 인상입니다.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라고 볼 수가 있죠.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을 둘러싼 긴장감이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현실 두려움이 엄습한 마당에 금융 시장이 안정적일 리가 없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다는 점도 달러화의 강세를 뒷받침했습니다.
< 달러 파운드 환율 > 영국의 파운드화는 영란은행이 소방수로 나서면서 약세 흐름을 겨우 되돌렸습니다. 영란은행도 마음이 급하긴 급했나 봅니다. 영란은행은 이번 주 긴급채권매입 종료를 앞두고, 오전에 추가적인 시장 안정조치를 내놨습니다. 어떤 내용이냐? 650억 파운드 규모의 긴급 채권매입은 예정대로 14일에 종료하되, 그때까지 하루 매입 한도를 50억 파운드에서 100억 파운드로 늘린다고 합니다. 또, 다음 달 10일까지 새로운 단기 자금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연기금이 담보 채권 가치 하락에 따라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이해하시면 쉽겠습니다.
하지만, 크게 난 산불에 물 한동이 길어다 뿌렸다고 불이 다 꺼지진 않겠죠. 아직도 불안한 시선을 거두기는 어렵겠습니다. 리즈 트러스 내각이 여전히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하면서, 영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오늘도 크게 올랐습니다. 감세안을 철회했다지만, 여전히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 전당대회를 통해 감세가 옳다면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런 흐름 속에 전문가들은 이번 영란은행의 결정은 그저 미봉책일 뿐이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 달러 유로 환율 > 파운드화와 비슷한 결을 보이고 있는 유로화도 약세를 면하지는 못했습니다. 앞서 달러인덱스에서 언급했던 안전자산 선호 현상 때문인 것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엔 달러 환율 > 일본의 엔화도 다시 힘을 잃어가는 가운데 외환 당국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와 일본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캐리 수요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외환 당국이 또 한 번 실개입에 가까운 강력한 조치에 나설 수도 있어섭니다. 오늘 환율 시장의 한 줄 요약, 달러화의 상승에 따른 파운드화와 유로화, 그리고 엔화의 힘겨움이었습니다.
< 국제유가 > 100만 배럴일 줄 알았는데, 꽤나 충격적이었죠? 지난 주 시장을 뒤흔들었던 OPEC+의 하루 2백만 배럴 감산 결정 이후, 5주만에 최고치까지 뛰었던 국제 유가가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중국의 수요 약화 우려 때문인데요, 중국의 전체 인구가 한 번씩만 뛰어도 지구가 흔들린다더니, 중국의 힘이 대단합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국경절 연휴 기간동안 소비자 지출이 감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주말에도 중국의 민간 부문 서비스 활동 지수가 3개월 연속 성장한 다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2% 가까이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네요?
< 천연가스 > 다소 의욉니다? 러시아의 국영 가스 업체인 가스프롬이, 올해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천연가스 수입 중단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서방 국가들로의 수출을 줄었지만,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급격하게 늘린 영향이라고 합니다.
또,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와 프랑스가 양국의 경제 관계 형성을 위한 새로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뭐 이런 저런 다양한 발언들이 나왔지만 별표를 달아야 하는 부분은 여깁니다. 최근 고위급 유럽 관리들이 러시아산 에너지의 대안책을 조용히 물색하는 가운데, 아프리카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알제리를 연이어 찾고 있었다는 겁니다.
< 곡물 > '피의 보복전'이 시작되면서 주요 곡물은 전반적으로 뛰어올랐습니다. 특히 밀은 6% 넘게 말 그대로 '폭등'했는데요, 지난 주에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복수전으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단행됐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와 서부 르비우, 그리고 중부 드니프로 등 주요 도시들이 모두 그 대상이 됐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이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사일 폭격에 이어 이제 핵무기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터키가, 러시아와 서방 간의 회담을 개최하는 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터키, 혹은 튀르키예로 익숙하시기도 할 텐데요,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입니다. 양국 간 분쟁의 잠재적인 평화 중재자로 여겨져 왔고요, 실제로 지난 7월 흑해 항구의 봉쇄를 풀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거래를 중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던 만큼, 이번 대화가 곡물 시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 지켜보시죠. 또, 옥수수는 미국 농무부가 이번 주에 발표하는 보고서를 통해 생산량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올랐습니다. 런던 코코아는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에 차익 실현 매물로 하락했습니다.
< 금 > 연준이 높은 금리 인상 폭 쪽에 배팅을 하며 달러화가 뛰어올랐죠? 금은 낙폭을 키워갔습니다.
< 니켈 >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와 호주의 GME 리소시스가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니켈과 코발트 제품의 향후 판매에 대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습니다. 현재까지 호주 달러로 3천만 달러 이상의 금액이 투자됐고요, 향후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의 전기차 제조량에 일조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최종적으로 성공적인 탈탄소화를 이루는 게 목표라고 하고요, 또 니켈의 원활한 거래도 늘어날 것 같다고 합니다.
< 구리 > 2025년까지의 구리 가격 동향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응용 긴축 정책에 의해 가격이 하락세를 연출하겠지만 자동차와 주택 제조, 그리고 전자 제품에 이르기까지 구리가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구리 가격의 상승세를 점친다고 합니다. 현재로써는 7개월 연속 월간 하락세, 그리고 3월 고점 대비 32% 낙폭을 키운 상태지만, 2025년까지 꾸준히 역행을 보여 결국 상승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