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수백억원대 아파트 분양사기를 친 조춘자(73) 씨가 출소 후 유사한 범행을 거듭해 재차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는 사기·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지난달 30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2017년 10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SH공사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계약을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며 "3억 원을 빌려주면 수익금 1억5천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씨가 2015년∼2019년까지 이런 식으로 가로챈 돈은 29억원, 피해자는 20명에 달했다. 기소된 것만 15번이다.
조씨가 말한 사업들은 대부분 실체가 없었고, 빌린 돈은 주로 다른 사기 피해자와의 합의금 지급에 '돌려막기'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동종 범죄로 합계 징역 15년을 복역했는데도 집행을 마치고 누범 기간에 다시 범행을 시작했다"며 "대부분 범행은 동종 범죄 수사 또는 재판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피해자들을 만들고 막대한 금액을 편취했는데도 종전 범행이나 이 사건 범행의 피해 대부분을 복구하지 않고 있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조씨는 1991년 서울 성동구와 강남구 등지에서 아파트를 짓는다고 속여 투자금을 받거나 아파트 분양을 대행하면서 정원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해 계약금과 중도금 등 323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후에도 각종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