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 구루 “과도한 금리인상으로 장기침체 빠질 위험” 경고

입력 2022-10-10 09:59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더 나은 목적지로 가는 험난한 여정”에 있다고 말했다.

엘-에리언은 이날 미국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과도하게 올려 경제를 장기침체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신용을 회복해야 한다”며 “우리가 완전히 피할 수 있었던 치명적인 경기 침체를 연준이 높은 확률로 위험에 빠뜨릴까봐 두렵다”고 덧붙였다.

엘-에리언은 미 경제가 연착륙(soft landing)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일부 고통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대답을 대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일 CN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와 고용, 금융 안정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며 “연준이 긴축 기조를 변경하기까지의 여정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물가를 잡기 위해 올해 들어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금리 상단을 3.25%로 끌어올렸다. 또 올 연말까지 2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1.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말 금리를 4.6% 수준으로 올린 뒤 최소한 2024년까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엘-에리언은 OPEC+의 대규모 석유 감산 결정에 대해선 “미국에 피해를 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무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OPEC은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유가를 보호하고자 한 것이다. 그게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확실히 미국 경제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