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시가총액이 올해 63조원 넘게 증발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말 37만8천500원에서 지난 7일 16만원으로 57.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도 11만2천500원에서 5만900원에서 54.8% 하락해 '반 토막'이 났다.
이 기간 주가 하락으로 네이버 시가총액은 62조920억원에서 26조2천470억원으로, 카카오 시가총액은 50조1천500억원에서 22조6천66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112조2천420억원에서 48조9천130억원으로 올해 들어 63조3천290억원이나 감소했다.
'빅테크' 기업으로 분류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통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26일 장중 46만5천원, 카카오는 같은 해 6월 24일 장중 17만3천원으로 상장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긴축 기조로 돌아서자 이들 종목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더한 타격을 받는 성장주 특성상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하락 폭은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 폭(25.5%)의 두 배가 넘는다.
최근 네이버는 뚜렷한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천441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증권가는 인수가가 다소 비싸다고 평가하며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이 모회사인 카카오에도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올해 카카오 계열 상장사들 주가는 모두 '폭락'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말 9만1천원에서 지난 7일 3만9천600원으로 56.5% 하락했고,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68.9%(5만9천원→1만8천350원), 카카오페이는 77.0%(17만4천500원→4만100원)나 급락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모두 공모가(카카오뱅크 3만9천원·카카오페이 9만원)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