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 벗은 '복싱 전설'…파키아오 탈세혐의 "근거 부족"

입력 2022-10-08 19:33


필리핀의 복싱 영웅으로 대선에도 출마했던 매니 파키아오가 10년만에 거액의 탈세 혐의를 벗게 됐다.

8일 AFP통신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아오는 탈세 혐의와 관련해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파키아오 부부는 지난 2012년 국세청에 의해 탈세 혐의로 고발됐다.

국세청은 이들이 2008년부터 2년간 3천700만달러(527억원) 상당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필리핀은 당시 고(故)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 주도하에 대대적인 부패 및 탈세 범죄 단속에 나선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파키아노는 필리핀이 아닌 미국 당국에 세금을 냈다고 밝혔다.

또 양국 간에 체결된 이중과세방지협약에 따라 필리핀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맞서왔다.

이런 가운데 조세 항소법원은 당국이 적용한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파키아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49쪽 분량의 결정문에서 "당국의 기소는 확인되지 않는 언론 보도에 기반하는 등 사실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지난달 29일에 열렸으나 재판 결과는 전날 공개됐다.

이번 판결에 대해 파키아오는 "진실이 밝혀졌다"면서 "복싱 선수로 활동한 기간에 정부를 돕기 위해 모든 세금을 충실히 납부했다"고 말했다.

파키아오는 지난해 8월 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쿠바의 우르데니스 우가스에게 판정패한 뒤 링을 떠났다.

전직 상원의원인 그는 올해 5월 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필리핀 상원에 따르면 파키아오의 자산은 2020년 기준으로 5천4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