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줄이어 유상증자에 나섰습니다.
투자가 잘 안되니 주주에게 손을 벌린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바이오 산업의 '위기 신호'라는 지적도 제기됐는데, 김수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최근 1,000억 원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제넥신.
자궁경부암 치료백신(GX-188E) 3상 임상 자금 조달을 위해섭니다.
제넥신을 포함해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이오 기업은 10곳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오스코텍, 제넥신, 아이큐어, 카이노스메드, HLB는 주주배정 형태로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과거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대부분 제3자배정임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최근 바이오 시장이 좋지 않아 VC(벤처캐피털)자금 등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투자금이 마를 대로 마른 상황.
때문에 '주가 하락'이란 리스크를 감수하고 주주들에게 자금 조달을 강행하고 있는 겁니다.
이미 '물린' 주주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유증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 : 기업들이 가장 꺼려하는 자금조달 방식 중 하나가 주주배정 유상증자고, 이걸 진행하게 되면 일반 대중 입장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손 벌릴 곳이 없어서 일반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가라던지에 그런쪽에 악영향을 미치고…(그러나)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아닌가.]
자금이 없으면 백신·치료제 개발 포기는 물론, 기업 존속 자체에 위기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 : 최근 유상증자 기업들 중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사채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분들을 자금조달 목적으로 명시했었던 부분을 보면 운영자금뿐 아니라 사채원리금 상환에 대한 압박도 받고 있는 부분 때문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옥석 가리기'의 기회라는 의견도 있지만 자칫 '줄도산'으로 바이오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