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작년 70억 달러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바이트댄스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지난해 이 회사 영업손실이 전년(21억4천만달러)보다 3배 이상 급증한 71억5천만달러(약 10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비상장사로 실적 등 재무상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바이트댄스의 매출은 지난해 617억달러(약 86조6천억원)로 80% 가까이 증가했으나, 성장에 집중하면서 비용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274억달러(약 38조5천억원)로 전년보다 79% 급증했다.
손실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기업 성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146억달러(약20조5천억원), 판매와 마케팅 비용으로 192억달러(약 27조원)를 썼다. 전환사채(CB) 등 금융자산의 평가가치 변동으로 756억달러(약 106조원)가 손실로 잡혔다.
지난해에는 40억달러(약 5조6천100억원)를 들여 모바일 게임업체 '문톤 게임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공격적으로 투자하던 회사는 이제 지출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83억달러(약 25조7천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4%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순손실도 47억달러(약 6조6천억원)로 약 84% 줄어들었다.
비용 증가에도 바이트댄스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지난해 말 341억달러(약 48조원)에서 올해 1분기 말 426억달러(약 60조원)로 늘렸다.
바이트댄스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미뤄둔 상태인데, 기업가치는 2020년 말 투자 유치 당시 1천800억달러(약 253조원)으로 평가됐다.
WSJ에 따르면 지난달 바이트댄스는 기존 투자자들에게 기업가치 3천억달러(약 422조원) 기준으로 지분을 회사에 다시 팔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순손실이 줄어든 것은 중국 당국의 자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때리기'가 계속되면서 바이트댄스도 자사 기업가치를 재조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량루보(梁汝波) 바이트댄스 CEO는 지난 8월 전 직원 회의에서 회사 조직의 팽창에 대해 심사숙고했다며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바이트댄스는 미국 등 해외에서는 틱톡을, 중국 내에서는 틱톡 중국판인 더우인(?音)과 뉴스 앱 터우탸오(斗條) 등을 운영한다.
경쟁사들은 바이트댄스의 강력한 자금력이야말로 미국 내에서 틱톡의 부상을 뒷받침하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언급했다.
에번 스피걸 스냅 CEO는 "틱톡의 부상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이라며 "수십억달러, 또 수십억달러, 또 수십억달러를 사용자 확보에 슬 수 있는 스타트업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