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미디어 브리핑에서 메모리 감산 계획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감산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부사장의 언급은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 마이크론이 지난 29일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 전망과 함께 내년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왔다.
마이크론은 7∼9월 매출을 42억5천만달러(약 6조86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매출 60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또 기존 공장 생산량을 줄이고 장비 구매 예산도 삭감해 2023 회계연도 설비투자를 30%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낸드 시장 점유율 2위권의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도 최근 메모리 생산을 30% 줄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경제 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또 삼성전자 등 다른 글로벌 반도체 업체도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었다.
삼성전자는 1993년부터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매출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양대 축인 D램과 낸드는 각각 1992년과 2002년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2.70%, SK하이닉스가 28.60%, 마이크론이 22.80%를 기록 중이다.
낸드 점유율도 삼성전자가 33.90%를 차지하는 가운데 키옥시아가 18.90%를 보이고 있고, 웨스턴디지털과 SK하이닉스가 각각 13.90%와 13.20%를 기록 중이다.
한 부사장은 업계에서 벌이는 낸드의 단수 경쟁과 관련해 "낸드는 몇 단을 쌓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생산성이 핵심"이라며 "어떻게 하면 더 경제적이고 좋은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은 올해 200단 이상의 V낸드 기술을 공개하는 등 업계는 데이터 저장 셀을 높이 쌓는 '단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176단인 7세대 V낸드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230여단의 8세대 V낸드 양산에 이어 2030년까지 1천단의 V낸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부사장은 '칩4 동맹'에 대해서는 "정부 간 논의 사안"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칩4 동맹'은 미국이 주도해 한국과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협의체로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