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미국판 당근마켓' 인수...주가는 왜 신저가?

입력 2022-10-04 19:14
수정 2022-10-04 19:14


<앵커>

네이버가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했습니다. 네이버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인데요.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와 이와 관련해 짚어봅니다.

고 기자, 네이버가 이번에 인수한 포쉬마크란 기업이 다소 생소하긴 한데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포쉬마크는 커뮤니티와 중고거래가 결합된 북미 1위 플랫폼입니다. 2011년에 설립됐는데요. 국내 당근마켓이나 인스타그램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팔려는 옷을 찍어서 SNS처럼 올리면 저와 옷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저를 팔로잉하고 원하는 제품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저와 대화도 하고 가격 흥정도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현 시점에서 미국의 중고거래 플랫폼을 인수한 배경은 뭔가요.

<기자>

차세대 커머스를 선점하기 위해서입니다.

20년간 해외진출을 도전해보니 자신들이 갖고 있는 기술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패션커머스라고 판단했고 그렇게 영역을 정하고 나니까 포쉬마크는 독보적인 인수대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심은 포쉬마크가 시장 1위 사업자라는 겁니다.

포쉬마크의 연간 거래액은 18억 달러, 총 이용자가 8천만 명에 달합니다. 전체 이용자의 80%가 MZ세대이고 한 명당 평균 접속시간도 25분입니다.

<앵커>

이번 인수로 네이버의 해외사업 전략이 콘텐츠와 커머스 투트랙으로 가는 분위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외사업 전략이 뚜렷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콘텐츠는 네이버웹툰이 해외에서도 워낙 인기고요.

커머스 쪽은 우리나라 크림, 일본에서 빈티지시티, 유럽에서 베스티에르콜렉티브를 인수했는데 이번 포쉬마크까지 더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인수, 앞서 이야기하길 네이버 역사상 최대규모라 했습니다. 들인 돈은 얼마입니까

<기자>

우리 돈으로 했을 때 총 취득금액은 2조3,400억원 가량입니다. 달러로 하면 16억 달러입니다.

<앵커>

시장 1위 사업자를 인수한 것은 좋은데 비싸게 사들인 건 아닙니까. 지금 환율도 그렇고 거시적인 환경이 이런 인수를 하기엔 부담스러워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이버는 유사한 기업들의 매각가와 비교하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했을 때 16억 달러는 적정범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1년 전에 포쉬마크의 주요 경쟁사 중 하나가 16억 달러에 매각됐는데 매출이 지금 포쉬마크의 5분의 1도 안되는 회사였다는 겁니다.

포쉬마크는 주가가 현재 15달러 대인데 공모가는 42달러였습니다. 네이버는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외부 자본시장 환경에 따라 기업가치가 낮아진 상황이어서 좋은 회사를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고거래 시장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도 깔려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포쉬마크의 사업구조는 어떻게 됩니까. 앞으로 성장성이 있나요.

<기자>

거래 수수료가 핵심 수입원입니다. 15달러 이상 제품을 거래할 경우 판매자로부터 20%의 수수료를 받고, 그 보다 저렴한 제품에는 2~3달러를 수수료로 부과합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아직까지 광고수익은 없는데 앞으로 이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고요.

지난해 매출이 3억3천만 달러였는데 앞으로 3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다만 최근 3년 재무지표를 보면 2020년을 빼곤 영업손실이어서 수익성 확보는 숙제입니다. 네이버는 여기에 대해서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네이버 주가는 많이 떨어졌습니다. 시장에서 이번 인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인 건가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네이버 주가가 오늘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앞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JP모건이 네이버 목표 주가를 크게 낮춰 잡은 데다가 인수 시너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보고서는 이번 인수합병 공시 전에 나온 것이고 목표가를 낮춘 이유도 글로벌 IT기업에 비해 높은 PER 때문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통상 대형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어떻게 시너지가 날 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있어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며 "이번 딜에 대해 해외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