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끝났다"…위기의 메타, 창사 첫 '감원'

입력 2022-09-30 12:21
아마존·구글 등 세계 빅테크 구조조정 본격화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움직임에 직격탄을 맞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플랫폼(이하 메타)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원에 착수하고, 아마존은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소비자 콜센터 대부분을 폐쇄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감원과 함께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사원들이 참석한 주례 질문·답변(Q&A) 행사에서 "(메타의) 고속 성장 시대는 끝났다"며 2004년 창업 이후 첫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비용 절감과 경영 우선순위 재조정 등을 위해 고용을 동결하고 현재 이익이 나는 조직을 포함해 전반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면서 내년 메타는 올해보다 작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지금쯤이면 더 명확하게 경제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다소 보수적으로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인 데다가 애플의 새 개인정보보호 정책 시행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수익모델이 타격을 받았다. 게다가 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이 젊은 세대 사이에 인스타그램을 넘어서는 인기를 끌면서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커버그가 미래 승부처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사업도 부담이 되고 있다.

메타의 직원은 6월 30일 현재 총 8만3천500명이며, 하반기에 5천700명을 새로 채용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소비자 콜센터 가운데 한 곳만 남기고 모두 폐쇄하고 원격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현재 워싱턴주 케너윅, 켄터키주 렉싱턴과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에 있는 콜센터가 문을 닫을 계획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웨스트버지니아주 헌팅턴이나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콜센터만 남겨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글도 자사 클라우드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타디아 서비스를 3년 6개월 만에 중단한다고 밝혔다.

스타디아 철수는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효율성을 20% 높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구글은 최근 차세대 노트북 픽셀북 발표도 취소했으며, 사내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에어리어 120'에 대한 자금지원도 삭감한 바 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세계 IT업계 투자의 '큰 손' 소프트뱅크그룹도 대규모 손실을 낸 비전펀드의 직원 가운데 최소 30%를 감원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감원 통보를 시작했으며, 최소한 150명 정도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비전펀드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비전펀드 대변인은 이에 대한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손 회장은 지난달, 올해 2분기에 230억 달러(약 33조원)의 기록적인 손실이 발생한 이후 비전펀드 등에서 비용 절감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실 대부분은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과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 등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보유 자산 평가액이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또 최근 엔화 약세로 인해 60억달러(약 8조6천억원) 규모의 환차손도 입은 것으로 보도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