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강한 해상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테이저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해양경찰이 비살상 '스마트 권총' 도입을 추진한다.
29일 해경청 등에 따르면 최근 해경은 권총형 비살상 무기인 '스마트 리볼버'를 도입해 함정이나 파출소에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 리볼버는 탄창이 회전식인 총기지만 일반 권총과 달리 사격 발수·위치·시간·발사 각도 등 각종 정보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공포탄, 비살상탄, 실탄을 모두 번갈아 가며 장착해 쏠 수 있고, 사수가 탄의 종류도 확인하며 사격할 수 있다.
스마트 리볼버로 쏠 수 있는 비살상탄의 위력은 실탄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적절한 물리력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 해경은 스마트 리볼버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해상에서 쓰기 어려운 테이저건이나 가스총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사용할 경우 중국과 외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비살상탄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리볼버가 기존 K-5 총기보다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해경청 관계자는 "테이저건이나 가스총의 경우 바람이 심한 해상에서 제압용으로 쓰기 어려운 상황도 발생한다"며 "비살상탄을 쏠 수 있는 스마트 리볼버가 도입되면 불법 외국어선을 단속할 때도 실탄 사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경이 도입을 검토하는 이 스마트 권총은 경찰이 방위사업체 'SNT모티브'와 함께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개발한 총기다.
해경보다 먼저 스마트 리볼버 도입을 추진한 경찰은 최근 안전성 검증까지 마쳤으며 내년에 100정을 도입해 현장 실증을 한 뒤 시범운영을 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 수입해 사용 중인 38구경 권총은 가격이 70만원대고 스마트 리볼버는 150만원가량"이라면서도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범죄자를 제압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38구경 권총의 무게는 790g이지만 스마트 리볼버는 550g으로 훨씬 가볍다"며 "태풍 정도의 강풍이 아니면 바람에 상관없이 사격을 할 수 있어 테이저건보다 정확도도 높다"고 말했다.
해경은 경찰의 시범운영 결과 등을 지켜본 뒤 실제 함정이나 파출소에 스마트 리볼버를 도입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스마트 리볼버의 제원이나 성능 등을 조사하는 단계"라며 "경찰의 시범운영 상황을 참고하면서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