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유정은 교수, 고대 구로병원 남가은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에서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13만3천751명을 대상으로 2017년까지 치매 발생 여부를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중 치매 진단을 받은 3천340명(2.4%)을 중심으로 평상시 신체 활동과 치매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신체 활동은 하루 30분 정도의 중간 강도 운동이 주 5회 이상이거나, 하루 20분 정도의 고강도 운동이 3회 이상인 경우로 정의됐다.
이 결과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한 그룹에서는 치매 발생 위험이 평균 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신체 활동의 효과는 알츠하이머병(15%)보다 혈관성 치매(22%)에서 더 컸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2년을 넘어선 경우에는 치매 발생 위험이 27%(알츠하이머병 26%, 혈관성 치매 38%)까지 감소하는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규칙적인 운동이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당뇨병에 동반하는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개선함으로써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추정했다.
유정은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의 뇌신경학적 변화는 당뇨병 초기부터 시작되는 만큼 당뇨병 진단 직후가 생활 습관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적기"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실제 이번 연구에서 신체 활동이 부족했던 당뇨병 환자가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시작한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최대 14%까지 줄었다"면서 "당뇨병으로 진단받았다면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병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