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년 2개월 여만에 장중 2,230선이 무너지며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는 2,210선을 다음 지지선으로 내다보는 한편, 최대 2,050선까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26일 오전 10시 3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79포인트(2.61%) 내린 2.230.21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한때 2,229.91을 나타내며 2,23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 7월 4일(2,276.63) 이후 4개월 여만에 다시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코스피가 2,230선 아래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 2020년 7월 27일 2,203.48 이후 2년 2개월 여만이기도 하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증시 반등 시점을 빠르게 하는 요인은 페드 풋(Fed put)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와 고용지표 악화 조합"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현재 금리 경로 산정 시 추세적으로 복원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점은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로 지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달 중 근원 CPI 쇼크가 재차 발생해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점화하면 지난 2018년 저점인 PBR 0.89배(2,210선)까지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경기 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상당 기간 시달릴 수밖에 없어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중장기 추세는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주식시장의 하락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번 하락 추세에서 대신증권이 추정한 코스피 락바텀(Rock Bottom)은 2,050선"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우리나라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 부진의 이유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석유, 임금, 임대료 등으로 확산하자 미국이 경기를 훼손시켜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Fed)이 3연속으로 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으로 발언해 증시가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경 대응과 함께 경기 침체까지 시사하며 시장에 불안감을 자극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가속화되는 긴축에 따라 경기 침체를 일으키는 '경착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시장은 연준이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를 중위값 기준 0.2%로 하향했는데, 이는 사실상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어느 시점에선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 2% 목표치 달성 때까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착륙 가능성이 줄었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