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 국가대표로 함께 출전했던 김보름과 노선영이 폭언과 괴롭힘이 있었는지 가리기 위해 법정에서 대면한다.
서울고법 민사13부(강민구 정문경 이준현 부장판사)는 23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1회 변론을 열어 다음 변론기일인 올해 12월 9일 두 사람을 신문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노선영)가 본인에 대한 신문을 진행해달라고 신청했는데, 그렇게 진행하지 않고 원고와 피고를 모두 법정에 세우고 국회 청문회와 같은 방식으로 당사자 신문을 하겠다"며 "원고의 대리인이 피고를 신문하고 피고의 대리인이 원고를 신문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은 신문할 내용을 변론 당일 법정에 제출하고, 상대방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밝히도록 서로 능력을 발휘하라"고 당부했다.
노선영은 이날 소송대리인과 함께 직접 법정에 출석했고, 김보름은 출석하지 않았다.
김보름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에 노선영·박지우와 출전했고, 노선영이 크게 뒤처져 결승선에 들어왔다. 이에 다른 두 선수가 노선영을 따돌렸고 김보름이 이를 주도했다는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 결과 경기에서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었다고 밝혔으나 김보름은 이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심리치료를 받았다.
이후 김보름은 대회 1년 만인 2019년 1월 노선영으로부터 2010년부터 훈련 방해와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노선영의 괴롭힘으로 피해를 봤고 노선영의 인터뷰 때문에 '왕따' 가해자로 지목됐다며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 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폭언하는 등 괴롭힌 사실이 인정된다며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2017년 11월 이전의 괴롭힘은 소멸시효가 지나 배상 범위에서 제외됐고, 노선영의 인터뷰로 피해를 봤다는 김보름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