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또 0.7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건들락은 21일(현지시간) CNBC ‘클로징 벨: 오버타임’에 출연해 “연준은 더 일찍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에는 길고 가변적인 시차가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금 꽤 오랫동안 긴축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춰야 한다. 강도 긴축의 누적은 경기 침체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인상됐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에 나선 것이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이 4.4%로 예상됐다. 다만 건들락은 이에 대해 “연준이 그것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가 악화될 조짐이 나타날 것이고,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들락은 또 “실업률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지금 경기침체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연준은 다른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목표인 인플레이션 2%대 안착에 너무 전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3년에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은 75%에 이른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채 수익률 곡선이 빨간색으로 반짝이고 있다”고도 경고했다.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 금리를 웃도는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이는 통상 경기침체 전조현상으로 평가된다. 이날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4.1% 선을 돌파해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한때 3.6%를 넘어 11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가 다시 3.5%대로 내려가 2년물과의 격차를 벌렸다.
한편 건들락은 지난 15일에도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제를 과하게 휘두르고 있다”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자사의 투자자 대상 화상 대담에서 “연준이 경제를 쓰레기장 안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긴축 전망이 ‘없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갑자기 바뀌어서 달러화가 폭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