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이어서 뉴욕 증시 상황도 짚어 보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스닥 지수가 0.95% 내린 것을 비롯해서
S&P500과 다우존스 산업지수 각각 1.13%, 1.01% 떨어졌습니다.
전날의 반등, 또 이날의 하락,
시장은 계속해서 9월 FOMC를 앞두고 변동성을 지속하는 모습이죠.
<앵커>
아무래도 FOMC에서 정해질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우려 때문이겠죠.
<기자>
네. 시장에서는 이번에 0.75% 포인트를 올리는,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까지는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1% 포인트 인상의 울트라 스텝까지 우려하기 시작한 상황인데,
월가 전문가의 분석을 먼저 들어보시죠.
[로버트 샤인 / 블랭크샤인 웰스매니지먼트 CIO: 제롬 파월의 마지막 연준 연설로 돌아가 보면, 그는 기본적으로 매우 매파적이었습니다. 내일 있을 질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침체가 현실화한다면 연준이 그 시점에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 입니다.]
시장의 예상처럼 0.75% 포인트를 올린다고 해도
미국의 기준 금리는 즉시 3~3.25% 수준이 됩니다.
2008년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죠.
더 큰 문제는 여전히 8%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이나 아직까지는 탄탄한 고용 시장을 감안하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당분간 중단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결국 이제는 경기 침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앵커>
하지만 연준은 계속해서 소프트 랜딩을 자신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소프트 랜딩은 고용 시장의 안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물가 하락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게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세운 목표이기도 하고요.
중요하게 볼 부분은 고용 시장의 안정, 즉 실업률입니다.
통상 실업률이 증가하면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보기 때문인데,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7월 3.5%에서 8월 3.7%로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실업률이 5% 이상으로 오른다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실업률이 5% 이상 오르기 전까지는
연준이 물가와 고용 사이에서 고민을 덜 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5%가 연착륙과 경착륙, 그러니까 경기 침체 사이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앵커>
그렇다면 실업률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업률이 5%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앤 스웡크는 "내년 말까지 실업률이 5%를 넘을 것이다"고 내다봤고,
앞서 재무장관을 지냈던 래리 서머스는
"연준의 예상과는 다르게 실업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이다"고 경고했죠.
그러니까 연준이 보이고 있는 급격한 금리 인상이
사실은 실업률, 나아가서는 경기 침체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도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단기물인 2년물이 10년물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모습이죠.
현지시간 19일에는 장중에 이 역전 폭이 46bp까지 벌어졌습니다.
2000년 3월 이후 20년 넘게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차이가 나고 있는 겁니다.
이런 현상, 역시 경기 침체의 대표적인 신호로도 해석되죠.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단기 국채의 금리는 올라가지만,
장기적으로 경기 전망이 어두울 때 장기 국채의 금리는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톰 이사예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 설립자는 "국채 금리 역전이 주는 신호는 명확하다"며
"몇 분기 안에 경기가 위축될 것 같다는 점이다"고 분석했죠.
<앵커>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할 시점인 것 같은데 증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으로 시장은 경기 침체 시그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배송업체 페덱스가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페덱스의 주가는 물론 증시 전체를 끌어 내렸었죠.
보통 페덱스의 실적은 글로벌 경기의 잣대로 인식되는데,
배송 물량이 많으면 활황이고, 반대로 적으면 위축됐다고 간주합니다.
페덱스는 당시 "거시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물류 규모가 감소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경고했습니다.
포드도 이날 12% 이상 떨어졌는데,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부품 가격이 올라 분기 영업이익이 10억 달러 정도 줄 것이다"고 밝힌 영향이었습니다.
이렇게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면 증시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한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단순한 경기 침체에도 주가가 30% 하락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전 세계가 심각한 침체를 겪을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40% 이상 폭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죠.
<앵커>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할까요?
<기자>
억만장자 투자자로 꼽히는 레온 쿠퍼맨은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가격의 종목을 많이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만큼 당분간 지수 전체가 상승할 가능성은 낮겠죠.
따라서 실적이 받쳐주는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날 나온 월가의 투자 의견을 중심으로 몇 종목을 소개해 드리면
JP모간은 자율주행 기술업체 '루미나 테크놀로지스'를 유망하게 봤습니다.
'비중 확대' 의견과 함께 목표 주가를 30달러로 제시하면서,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인 '라이다' 시장에서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했고요.
또 키뱅크는 원유 생산업체인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를 들면서,
목표 주가로 지금보다 25% 정도 상승 여력이 있는 163달러를 제시했는데요.
"바이퍼 에너지를 통한 로열티 소유로 다른 업체보다 시추 경제성이 높다",
이렇게 분석했다는 점도 참고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