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당시 태양광 발전 활성화 사업 운영실태와 관련해 문제점이 드러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5조6천억원에 달하는 태양광 대출의 부실 여부에 대한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태양광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국무조정실의 발표 등이 나오자 은행별 태양광 대출의 종류와 규모, 건전성 여부를 파악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전화 방식 등을 통해 은행별 태양광 대출 현황을 집계하고 있으며 조만간 전수 조사와 더불어 부실 여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한 검사에도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문제가 된다고 하니 금감원도 금융권에서 태양광과 관련해 대출이 어떤 종류로 얼마나 나갔는지와 건전성은 어떤 상황인지 현황 파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단 태양광 대출의 현황 파악이 먼저"라면서 "태양광 대출과 관련한 통계가 정교하지 않고 문제성 있는 대출이 있다고 하니 어떤 정책자금 대출인지 문제가 있는 대출은 어느 정도인지와 은행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를 보려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런 조치는 최근 국무조정실이 문재인 정부가 태양광 발전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에서 2천616억원이 부당하게 대출·지급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고 산업부도 전수 조사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태양광 대출 부실 우려와 관련해 "금감원과 긴밀히 협조해 처리하겠다"며 대대적인 점검을 시사한 바 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대출은 총 5조6천88억원이며 이 가운데 5조3천931억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에 이뤄진 대출이었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 태양광 대출은 834억원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 동안 태양광 대출을 가장 많이 해준 은행은 KB국민은행으로 1조7천3천900여억원에 달했고 전북은행도 1조4천83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태양광 대출시 담보 초과 대출 건수는 1만2천498건에 달했고 금액 또한 1조4천95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전북은행은 담보 초과 건수가 6천7건에 금액이 4천779억원으로 최다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담보 부족 대출은 대출 취급액보다 담보물 평가액이 낮은 대출로 사실상 부실 대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태양광 대출과 관련해 신용 대출은 365건, 3천90억원이었다. 신한은행이 337건, 2천98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윤창현 의원은 "담보 초과 대출 건이 많은 이유는 한국전력을 통한 전력 고가 매입과 태양광 발전소 설치 이후 담보물인 전답, 임야 등의 지목을 잡종지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전북은행 등이 강원도 등 영업 구역 외에 소재한 담보물을 담보로 태양광 대출을 취급한 이유에 대한 소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