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16마리 학대하고 신고자 협박한 20대, 결국 '징역형'

입력 2022-09-20 15:56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신고자를 협박한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권순향)는 2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으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포항에서 길고양이 16마리를 잡아 폐양어장에 가두고 학대하거나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고양이 학대 사진을 인터넷에 게재했고 다른 사람 소유의 양어장 배수 파이프를 전기톱으로 잘라 피해를 줬다.

또 올해 3월에는 자신을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A씨와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고 배수 파이프는 이미 낡아 사용할 수 없을 정도여서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범행 방법, 수법, 행동 등을 보면 사물 변별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고 전기톱으로 잘라낸 배수 파이프도 재물손괴에 해당한다"며 피고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협박을 당한 신고자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고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등 죄가 가볍지 않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소정의 합의가 이뤄진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는 재판 직후 포항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형량의 반도 안 되게 나온 것이 아쉽지만 실형이 나온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