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여자화장실 역무원 살해 남성은 '입사동기'

입력 2022-09-15 11:47
스토킹 사건 1심 재판 선고 하루 앞두고 범행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용의자는 피해자에게 만남을 요구하며 스토킹해왔던 동료 역무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9시께 서울교통공사 직원 전모(31)씨를 살인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전씨는 당시 신당역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뒤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일회용 위생모를 쓴 채 신당역에서 1시간 10분가량 머물며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화장실에 있는 비상벨로 도움을 요청했고, 화장실 안에 있던 다른 시민들도 비명을 듣고 신고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뒤 약 2시간 반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역사 직원과 사회복무요원·시민 등에 붙잡힌 전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와 전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로 서로 알고 지내다 사이가 소원해졌다고 한다. 범행 당시 전씨는 불법촬영 혐의로 직위해제 된 상태였다.

전씨는 피해자에게 만남을 강요하는 등 스토킹을 해오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피해자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혐의가 인정돼 올해 2월과 7월 각각 재판에 넘겨졌고 두 사건이 병합된 재판은 이날 선고가 예정된 상황이었다.

경찰은 이런 배경에 비춰 전씨가 보복성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