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몰렸던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중단했던 아파트 등 공사를 이달 말까지 모두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다는 전날 쉬자인(許家印) 회장 주재의 주간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헝다는 이달 30일까지 706개 사업장 가운데 38개 개발 사업 공사를 재개한다.
나머지 668개 사업장도 이미 공사가 재개됐으며, 이 중 606개는 이미 정상적인 수준의 작업이 진행 중이고 62개도 이달 중 정상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헝다는 밝혔다.
2020년 매출이 1천100억 달러(약 144조원) 이상이었던 헝다는 당시 280개 도시에서 1천3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고삐를 죄면서 작년 말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헝다를 필두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개발 프로젝트가 좌초해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들이 급증했다.
이 때문에 상당한 분양 대금을 미리 내고도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되자 수분양자들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와 대규모 시위사태로 이어졌다. 지난 7월 14일 1천여 명의 피해자들이 시안시에 있는 산시성 은행감독국 건물을 에워싸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포위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이틀 후인 같은 달 16일 트위터에 오르기도 했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최악의 경우 3천500억달러(약481조원)의 모기지 손실에 직면할 것이라는 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 위기가 금융 위기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칫 다음 달 16일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개막을 앞두고 민심 이반 현상이 생길 걸 우려한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중국 당국은 우선 모든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중단했던 공사를 재개하라는 명령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중앙정부는 공사 재개를 돕기 위해 특별대출금 2천억위안(약 39조7천억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특수목적채권 발행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아울러 부동산 개발업체에 미개발토지와 기타 자산을 매각해 공사 재개 자금을 마련하라고 촉구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작년 1위인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은 최대 15억위안(약 2천980억원)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헝다는 지난 7월 말까지 기본적 채무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예비 계획조차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헝다의 이번 공사 재개에 의문을 품는 시선도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