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국내 제조업 수출경쟁력 높여야"

입력 2022-09-06 18:23
에너지류 등 수입단가 상승 영향...경상수지는 연간 흑자 기조 유지 예상


지난달 무역수지가 66년 만에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당분간 이러한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통화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6일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출 둔화와 수입 증가에 따라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무역수지는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8월 적자규모는 94억7천만달러로 역대최대를 기록했다. 예상치를 웃도는 이례적인 적자 규모다.

다만 최근 우리나라의 무역적자는 원자재 수입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경우 우리나라 무역수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10달러(연간 평균) 떨어지면 무역수지는 연간 90억달러 안팎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경상수지의 경우 무역적자가 지속되더라도 무통관 수출 증가, 본원소득수지 흑자 등에 힘입어 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최근 무역적자의 원인에 대해선 "대부분 수입단가 상승에 기인하며 중국 경기 부진 등에 따른 수출물량 둔화도 일부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1∼8월 무역수지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4억달러 줄었는데, 이 중수출입 단가 요인에 따른 감소가 472억달러다. 반면 수출입 물량 변화는 18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으로 나타났다.

품목 중에선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류와 정유 등 석유제품의 단가 요인이 무역수지를 353억달러 끌어내렸다. 올해 무역수지 감소 폭(454억 달러)의 78%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대(對) OPEC(석유수출국기구) 무역수지가 단가 요인으로, 대 중국 무역수지는 수출 감소·수입 확대 등 물량요인으로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휴대폰·디스플레이·선박·자동차 등 일부 수출 주력 품목의 부진, 자동차·반도체·스마트폰 등의 해외 생산 증가, 글로벌 가치사슬(GCV) 참여에 따른 중간재 수입 비중 확대 등 우리나라 수출 구조 변화도 무역수지 악화의 한 원인으로 꼽혔다.

주욱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글로벌 교역 여건상 주력산업의 해외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더라도, 투자 여건 개선과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국내 기반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