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관광산업에 직격탄을 맞은 태국이 내년부터 외국인들에게 '입국비'를 받을 방침이다.
6일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관광체육부는 외국인 관광객 입국비를 내년 초부터 징수할 수 있도록 다음 달 내각에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태국 정부는 당초 올해 4월부터 입국비를 징수할 예정이었으나 관광업계의 반발 등으로 조치를 유예했다.
내각 승인이 나오면 항공편을 이용한 관광객은 1인당 약 1만1천원 가량을 내게 된다.
피팟 랏차낏쁘라깐 관광체육부장관은 "현재 육로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이 내야 하는 비용에 대한 산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10월 중에 내각 승인을 받으면 왕실 관보 게재를 거쳐 90일 후에 발효된다"며 "관광 성수기인 내년 초에 입국비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태국 관광정책위원회는 지난 1월 해외 관광객에게 300밧(약 1만1천200원)의 입국비를 징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항공 요금에 포함되는 300밧은 관광객들의 부상 또는 사망 시 보상금 지급, 관광지 기반시설이나 화장실 등 필수 시설 개선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입국비 징수 방침에 관광객 감소를 우려한 관광업계는 반발했고, 정부는 시행 시기를 미뤄왔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자칫 입국비 징수가 해외 관광객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시행 시점을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태국에서 관광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에는 해외 관광객이 태국에서 지출한 금액만 GDP의 약 11%를 차지했다.
2019년 연간 4천만명 규모였던 외국인 입국자가 지난해 42만8천명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태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태국 정부는 올해 해외 관광객 1천만명 입국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