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중간선거 불안요인 커진 바이든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입력 2022-09-06 09:08
수정 2022-09-06 09:08
<앵커>

오늘 해외에서 들려온 가장 큰 뉴스는 산유국 연합 OPEC의 석유 감산 소식일 텐데요. 일단 감산 규모와 배경부터 좀 살펴볼까요.

<기자>

석유수출국기구 OPEC과 러시아 등을 포함한 산유국 연합, OPEC+가 10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 감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산유국 연합은 팬데믹 이후 생산량을 급격히 줄였다 최근 1년여 동안 꾸준히 생산량을 늘려나갔었는데요. 지난 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감산 가능성을 언급했었지만 시장에서는 OPEC+가 대체로 이번달에 감산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이 예측을 빗나가는 결정이 나온 겁니다. 산유국 연합의 감산 결정 이후에 국제유가는 크게 뛰었습니다. 현지 시간 오후 5시 현재 서부텍사스산중질유 WTI 10월물은 전날보다 2.3% 뛴 배럴당 88.8선을 기록중입니다. 제 뒤에 보이는 것이 미국 주유소의 갤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인데요. 전광판에 보이는 갤런당 3.77달러라는 숫자는 미국 전국 휘발윳값 평균 수준(9월 첫째 주 기준 3.786달러)입니다. 이번 감산 결정 이후 이 숫자들이 다시 뛰어오를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앵커>

하루 10만 배럴이라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 숫자인지, 월가에선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도 살펴봐야겠습니다.

<기자>

최신 자료인 8월 OPEC 보고서를 보면 지난 7월 기준 석유수출국 기구 내 가입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2,890만 배럴 정도 됩니다. 이것과 비교해 봤을 때 하루 10만 배럴이라는 숫자가 아주 크지 않아보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생산량 추이를 살펴보면 OPEC은 9월까지 일평균 1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했다 이번에 10만 배럴 감산 결정을 내렸으니, 10월 한 달 동안은 지난 8월 수준으로 원유를 생산하겠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절대적인 원유 생산량이 아닌 방향에 있습니다. 그동안 유가 상승과 함께 생산량을 늘려온 OPEC이 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들 기미를 보이자 공급을 줄였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커다란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이번 감산은 산유국이 유가를 90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하기도 했고요.

OPEC플러스가 이번 결정을 내리며 내놓은 결정문에는 '시장에 더 높은 변동성과 블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 불확실성은 시장 상황과 준비테세에 대한 지속적인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필요할 경우 생산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음달 5일에 있을 OPEC+미팅에서 이같은 감산 추세가 지속될지도 살펴볼 부분입니다.

이번 OPEC플러스의 원유 감산 결정은 미국 행정부에도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뒤 나오는 소식들이 정치적 성과와 거리가 먼 증산량 감축, 그리고 감산, 이런 뉴스들인데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당 지지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8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잘 하고 있다는 평가는 39%에 불과했습니다. 유가가 지금보다 더 오르게 되면 미국의 집권 여당 지지율은 지금보다도 나빠지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