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부산…마린시티 등 해안가 '대피' 권고

입력 2022-09-04 17:20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에서 마린시티를 비롯 해안가 인근 지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오후 부산은 가끔 비가 내리며 흐린 날씨를 보이고 있지만, 역대급 세기의 태풍이 상륙한다는 소식에 주민과 상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16년 '차바' 태풍으로 큰 피해를 봤던 해운대 마린시티 인근 상가는 지난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이곳은 월파로 인해 도로, 방파제 등 시설물이 파손됐고 인근 상가에는 바닷물이 실내로 밀려 들어와 침수됐다.

마린시티 인근 상인들은 주말 장사를 포기한 채 가게 앞 인도를 비롯해 테라스, 주차장 등 곳곳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로 벽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모래로 한가득 채운 마대 수십 개를 한 곳에 포개 둑 역할을 하도록 했고, 이마저도 불안해 마대끼리 모아 줄로 단단히 고정했다.



해안가 근처에 있는 아파트도 강한 바람으로 창문이 깨지지 않을까 긴장감이 한껏 고조돼 있었다.

2020년 태풍 마이삭 때 큰 피해를 본 부산 남구의 해안가 한 아파트는 베란다 창문 곳곳에 'X'자 형태로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X자 테이핑은 태풍에 대비하기엔 효과가 떨어져 유리와 창틀 이음새를 테이프로 붙이거나 창틀이 흔들리지 않도록 두꺼운 종이를 고정해야 하지만 이를 잘못 알고 붙인 것이다.

원래라면 항만과 해안가에 정박해 있어야 할 선박들도 이날 피항을 간 모습이었다.

부산 송정해수욕장 옆 해안도로 주차장에는 차 대신 어선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풍랑에 배가 서로 부딪칠 것을 우려해 어민들이 포구에 있던 어선을 육지로 올린 것이다.

부산항에 있던 선박들도 빼곡하게 줄지어 고정돼 있었다.

컨테이너 터미널들은 크레인 등 각종 하역 장비가 강풍에 미끄러지거나 이탈하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처를 마쳤다.

상습 침수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임시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큰비가 올 때마다 침수되는 동구 자성대 아파트 1층에 사는 28명은 가까운 호텔 등 대피 시설로 피신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월파 우려 지역에 있는 주민과 업주를 대상으로 5일 오후 6시부터 시행하는 대피 권고를 내렸다. 대피 권고 발령 지역은 마린시티, 청사포, 미포, 구덕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