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키우는 '힌남노'…내일 제주 올 때 '초강력' 된다

입력 2022-09-04 13:30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에 상륙할 전망이다.

이미 전국이 힌남노의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5~6일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기상청이 4일 오전 내놓은 예보에 따르면, 힌남노는 5일(내일) 오전 9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460㎞ 해상에 이르겠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이 각각 920hPa(헥토파스칼)과 54㎧로 강도가 '초강력'이겠다. 태풍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 4단계로 나뉜다. 초강력은 최대풍속이 '54㎧(시속 194㎞) 이상'인 태풍을 말하고, '매우 강'은 최대풍속이 '44㎧(시속 158㎞) 이상 54㎧(시속 194㎞) 미만'인 경우다.

5일 오후 9시 서귀포시 남남서쪽 180㎞ 해상에 도달했을 때 힌남노 강도는 '매우 강'으로 다소 약화하겠다. '전성기' 때에 견줘 위력이 약해졌다는 것이지 약한 태풍이 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이후 서귀포시를 스치듯 지난 힌남노는 6일 오전 9시 강도가 '강'인 상태에서 부산 북북서쪽 20㎞ 지점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50hPa과 43㎧로 전망된다.

전망대로라면 가장 강한 세력으로 국내에 상륙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59년 사라와 2003년 매미가 상륙했을 때 국내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중심기압 최저치가 각각 951.5hPa와 954hPa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위력적이다.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륙 시 강풍반경(바람이 초속 15㎧ 이상으로 부는 구역)에 서울 등 수도권 북서부지역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국이 포함되겠다. 영남과 전남은 폭풍반경(바람이 초속 25㎧ 이상으로 부는 구역)에 들겠다.

힌남노는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북동쪽 320㎞ 해상에서 북상 중이다. 강도는 '매우 강'인데 북진하면서 힘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힌남도 경로에 대한 각국 기상당국과 수치예모보델 예상은 대체로 일치한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힌남노가 대한해협을 지나갈 가능성과 '최악의 시나리오'인 현 예상보다 서쪽에 상륙할 가능성이 모두 남았다. 다만 어느 경우든 국내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최악을 상정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은 "힌남노 경로에 대해 200㎞ 정도 변동성이 있다"고 밝혔다.



4일 제주·동해안·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는 등 힌남노는 이미 국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제주 서남부 해안에는 이날 오전에만 100㎜ 안팎 비가 왔다. 지난 1일부터 누적 강수량은 제주 대부분 지역이 100㎜가 넘으며 제주산지에는 300㎜ 가까이 비가 쏟아졌다.

현재 비는 서쪽에서 접근해온 기압골과 힌남노 및 북태평양고기압이 끌어올린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비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해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6일까지 전국에 100~300㎜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지형의 영향이 더해지는 제주산지에는 6일까지 강수량이 600㎜를 넘을 수 있다. 경기북부·강원영서북부·남해안·경상동해안·제주·지리산 부근·울릉도·독도는 강수량이 400㎜ 이상에 달하겠다.

5일밤부터 6일까지 제주·전남남해안·경남해안·울릉도·독도에는 순간최대풍속이 40~60㎧인 '초강풍'이 불겠다.

힌남노는 특히 해수면 높이가 높아지는 시점에 국내에 접근한다.

해수면 높이가 가뜩이나 높은데 힌남노 경로 인근으로 높이가 최대 10m 높은 물결까지 일면서 5~6일 만조시간대 제주·남해안·울릉도·독도를 중심으로 폭풍해일경보가 발령될 수 있겠다.

(제 11호 태풍 힌남노 예상 이동경로=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