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4조 쓸어담은 외인…천장 뚫린 환율에 '변심'

입력 2022-09-04 08:31


환율 고공행진에도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4조원가량의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달 들어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등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에서 3조9천83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외국인의 월간 순매수 규모 중 가장 큰 수치다.

시장별로 보면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6천482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코스닥시장에서는 3천35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3천만원 매도 우위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에서는 1위 삼성전자를 1천314억원어치,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5천78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2천417억원), LG화학(1천874억원), 현대차(5천297억원), 삼성SDI(5천332억원), 기아(1천765억원)도 사들였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144억원)와 네이버(-703억원), 카카오(-449억원)는 매도 우위였다.

지난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높이며 고공행진 하는 상황에서도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심각하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2일 달러당 1,362.6원에 거래를 마치며 1,360원까지 넘어섰다. 이는 종가 기준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의 최고점이다.

다만 강달러 기조가 누그러지지 않자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 수급이 타격을 받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이달 1∼2일 2거래일 동안만 6천748억원을 순매도했다. 1일에 4천249억원, 2일에 2천499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에 지난달 31일 2,472.05로 마쳤던 코스피는 이달 2일 2,409.41에 마감하며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807.04에서 785.88로 주저앉았다.

미국이 자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강달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외국인 수급 악화로 연결돼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연준이 곧 열리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악재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는 2.50% 수준으로 동일하지만, 이번 회의 이후에는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를 제치게 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하면 지수는 다시금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시행된 미국의 양적긴축(OT) 증액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달러 수요가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지난달 한국이 66년 만에 최대 폭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해 달러 유입 감소와 환율 상승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다고 해도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쉽사리 강해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