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섭외비 빌려줘"…영화감독 주경중, 2심도 집유

입력 2022-09-03 19:36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화감독 주경중(63)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정덕수 최병률 원정숙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씨에게 최근 1심과 같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주씨는 2015년 11월∼12월 "중국 배우 판빙빙을 섭외하러 가야 한다"며 지인에게 4천만원을 빌리는 등 총 5천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주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영화사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자금난에 시달려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인데도 거짓으로 돈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주씨는 재판에서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1억원이 있어 돈을 돌려줄 수 있으므로 속일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임대차보증금 역시 영화제작을 위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투자받은 돈에서 지급됐고, 사무실 운영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므로 임대차보증금을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속여 금액을 가로챈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주씨가 피해 금액을 변제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반영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한편, 주씨는 영화 '나탈리', '영웅 안중근', '동승' 등을 연출했으며, 2003년에 개봉한 영화 '동승'으로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과 상하이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